계단서 여학생들끼리 엉덩이 장난... 성추행범으로 몰릴 뻔한 교사
2026-05-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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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이란 게 어떤 건지 맛봤다”

남자 교사 A씨는 계단을 오르던 중 인생 최악의 순간을 경험했다. 앞서 가던 여학생의 엉덩이를 뒤에 있던 여학생이 꽉 움켜쥐고는 순식간에 A씨 등 뒤로 숨었다. 앞의 학생이 뒤를 돌아보며 A씨와 눈이 마주쳤다. “쌤…?” 그 한 마디에 A씨는 깨달았다. 남들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 수 있을지를.
A씨가 지난해 11월 스레드에 올라온 이 사연이 최근 ‘인생나락 경험에 걸린 시간 단 1초’라는 제목으로 캡처돼 웃긴대학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A씨 글에 따르면 여학생들끼리 엉덩이를 툭 찌르거나 만지는 장난은 예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날도 자기들끼리의 장난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앞의 학생이 뒤를 돌아보며 눈이 마주친 순간 A씨는 상황이 어떻게 읽힐지 직감했다. ‘내가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도 있겠구나.’ 그는 뒤에 숨어 있던 학생을 꺼내 등짝을 가볍게 찰싹 때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아, 방금 쌤 교직 관둘 뻔했다.” 앞뒤에 있는 아이들은 바닥을 구르며 웃었지만, A씨에게 그 1초는 웃어넘기기엔 너무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는 "누명이란 게 어떤 건지 맛봤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A씨 감정에 깊이 이입됐다. "내 일도 아닌데 아찔하다", "안 웃기고 소름 끼친다", "등에서 식은땀 났다", "해보지도 않은 교직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라며 공감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현직 교사들도 비슷한 경험담을 쏟아냈다. "방과후수업 중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발표시켰더니 '싫어요. 이러지 마세요' 하는 바람에 순간 당황했다", "계단에서 앞뒤 학생 사이에 끼었다가 식겁한 적이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 여교사는 "앞에 가던 남학생의 엉덩이를 뒤에 있던 아이가 꽉 움켜쥐고는 내 등 뒤로 숨었는데, 앞 학생이 돌아보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여자 교사인데도 그 순간 심장이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아이들 장난 하나에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한테는 그냥 장난이지만 당사자한테는 생계가 걸린 문제", "무죄가 돼도 그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말살당한다"는 반박이 뒤따랐다. "스치기만 해도 몇 년이냐", "CCTV를 교사가 직접 달고 다녀야 하는 세상"이라는 자조 섞인 댓글도 이어졌다. "나중에 무혐의를 받아도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댓글에도 많은 공감이 몰렸다.
실제로 제자의 허위 성추행 신고로 한 교사가 고통받은 사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JTBC '사건반장'은 부산의 한 여고에 부임한 30대 남성 윤리 교사 B씨의 사연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헌신적이고 수업도 재밌게 진행해 인기가 많았던 B씨는 상담을 요청해 온 1학년 학생의 고민을 성의껏 들어줬다.
문제는 2학기부터였다. 수업도 없는데 이 학생이 교무실을 매일 찾아왔다. B씨는 "학생이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들어야 했다. 학생이 주말 미술대회에 차로 태워달라고 부탁했지만 B씨는 거절했다. 이후에도 연락이 계속되자 B씨는 학생을 상담실로 불러 "이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더는 찾아오지 말아달라"고 타일렀다.
B씨는 해당 학생과 그 친구로부터 성추행 신고를 당했다. "몸을 만지며 성추행했다"던 주장이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이들의 진술은 "접촉은 없었다", "몸을 스쳤다"로 바뀌었다. CCTV 영상에는 학생이 웃으며 인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교육청도 징계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B씨에게 학교로 돌아가는 길은 멀었다. 학교 측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며 전근을 강제했다. B씨가 거부하자 수업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쓰러지고, 결혼을 준비하던 여자친구와 파혼했으며, 스트레스성 장애와 우울증 진단도 받았다. B씨는 "아이들이 좋아 교사가 됐지만, 이제는 학생들 앞에 설 용기와 자신이 없어 교직을 내려놓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