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등학생 유가족에게 “887만원 물어내라”
2026-05-0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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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무시한 현장실습, 자격 없는 학생을 잠수업에 투입하다
유가족 2차 가해, 교육청의 887만 원 소송비 청구 논란
전라남도교육청이 현장실습 도중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교생의 유가족을 상대로 수백만 원의 소송비용을 청구해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21년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잠수 작업에 투입되었다 사망한 고 홍정운 군의 부모는 최근 교육청으로부터 약 887만 원의 소송비용 청구 통보를 받았다. 유가족은 사고 직후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던 교육청이 소송에서 승소하자마자 유가족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행정 처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유가족은 업체 대표와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교육청의 절차상 미비점은 인정하면서도 사망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교육청은 판결이 확정되자마자 변호사 선임비와 성공보수 등을 회수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행 교육청 소송사무처리 규칙에는 사안의 공익성이나 유가족의 상황을 고려해 소송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비용 회수를 포기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남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심의위에 부치지도 않은 채 기계적인 법 집행을 강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에야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는 학생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이 공익적 성격이 짙은 이번 소송의 유가족에게 금전적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도의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소송비용 회수는 법적 의무사항이지만 유가족의 고통을 고려해 실질적인 배려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고 홍정운 군의 사망 사고는 현장실습생에게 법적으로 금지된 위험 업무를 강요한 전형적인 인재였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 파괴와 의학적 기전은 매우 참혹했다. 사고 당시 홍 군은 잠수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무거운 납 벨트를 착용하고 요트 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에 투입되었다. 잠수 사고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급성 익사로, 폐에 물이 유입되면서 산소 공급이 즉각 차단되어 뇌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물이 폐로 들어오면 폐포 내의 계면활성제가 파괴되면서 폐가 허물어지고, 이는 혈액 내 산소 농도를 급격히 떨어뜨려 심정지를 유발하게 된다.
특히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행된 잠수 작업은 수압 변화에 따른 압착증과 공기 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위협을 동반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는데, 적절한 압력 평형 조절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고막 파열이나 폐 조직의 물리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당황한 상태에서 급격히 수면으로 상승할 경우 혈액 속에 녹아있던 질소가 기포로 변해 혈관을 막아버리는 공기 색전증이 발생하며, 이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로 직결된다. 현장실습이라는 명목하에 준비되지 않은 학생을 사지로 내몬 행위가 의학적으로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고 이후 유가족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복합 애도는 정신의학적으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질병의 영역에 해당한다. 자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목격하거나 통보받은 부모는 극심한 무력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이는 뇌의 정서 조절 중추인 편도체를 과활성화시켜 일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심리적 타격은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등 신체적인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 교육청의 차가운 소송비용 청구는 이러한 유가족의 심리적 상처에 2차 가해를 가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논란은 공공기관의 행정 편의주의가 유가족의 인권을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법적 의무라는 명분 뒤에 숨어 희생자 가족의 고통을 외면한 교육 행정은 시민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뒤늦게나마 배려 방안을 찾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상처받은 유가족의 마음을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향후 전남교육청이 소송심의위원회를 통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그리고 현장실습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어떻게 마련될지 사회적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