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3만명의 발걸음’보다 값진 것…제28회 함평나비대축제가 남긴 진짜 성과

2026-05-0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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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안전·콘텐츠 삼박자 갖춘 ‘완성형 축제’, 지속 가능성 시험대에

“성공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보다 더 명확한 표현도 없다. 12일 동안 23만여 명이 찾았고, 약 2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대한민국 대표 생태축제라는 이름값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하지만 이번 제28회 함평나비대축제를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의 눈에 들어온 ‘진짜 성과’는 따로 있었다. 화려한 콘텐츠의 향연 속에서도 중심을 잡은 것은 ‘안전’이었다.

◆ ‘나비판타지아 퍼레이드’, 흥행의 상징이자 안전 관리의 시험대

그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나비판타지아 퍼레이드’다. 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은 이 퍼레이드는 매 회차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냈다.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 음악이 어우러진 행렬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지만, 그 이면에는 치밀하게 설계된 동선 관리와 안전 통제가 함께 작동하고 있었다.

◆ ‘사고 0건’…가장 어려운 목표를 해낸 축제

대형 축제에서 ‘사고가 없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에 가깝다. 수십만 명이 몰리는 행사장에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성과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운영 역량’이라는 또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함평군 축제관광재단 직원, 군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현장을 촘촘하게 관리한 결과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의 동선 관리, 안전 통제, 응급 대응 체계가 빈틈없이 작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20억 경제효과…‘머무르고 소비하는 축제’로 진화

이는 ‘운이 좋았다’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사전에 설계된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다는 의미이며, 축제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제적 성과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입장료 수입과 체험, 판매 부스를 포함해 약 20억원 규모의 매출은 지역 축제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농특산물 판매와 먹거리 부스, 체험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는 소비 구조는 ‘보는 축제’에서 ‘머무르고 소비하는 축제’로의 전환을 분명히 했다.

◆ 체험형 콘텐츠 확장…나빛파크가 연 체류형 관광 가능성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거 몰리면서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확인됐다. 임시 개장한 나빛파크와 체험형 프로그램은 단순 관람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며 축제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와 성과 뒤에 가려진 질문 하나는 남는다.

이 성공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다.

◆ ‘성공 이후’가 더 중요하다…지속 가능성의 과제

올해의 성과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다면, 23만 명의 방문도 결국 기록에 머물 뿐이다. 반대로 이번에 입증된 안전 관리 시스템과 참여형 콘텐츠, 그리고 나비판타지아 퍼레이드와 같은 상징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함평나비대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 축제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이번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매출도, 방문객 수도 아니다.

‘사람이 몰려도 안전한 축제는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낸 운영의 힘, 바로 그것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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