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들어가야 하나”…하이닉스·삼성전자 목표주가 '이만큼' 상향 조정됐다

2026-05-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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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P/E로, 반도체 평가 기준의 패러다임 전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가 동시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300만 원, 삼성전자는 50만 원이다. 단순한 수치 변경이 아니다. 반도체를 바라보는 밸류에이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미쳤다" "들어가야 하나" "아직 안 늦었을까"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SK하이닉스. 자료사진. / 뉴스1
SK하이닉스. 자료사진. / 뉴스1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7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00만 원,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전까지 하향 적용했던 목표 주가수익비율(P/E)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 핵심 이유다.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2025년 이후 P/E 상단인 13배, SK하이닉스에는 10배를 각각 적용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해 이 수치를 낮췄다가, 이번에 다시 원래 수준으로 복원한 것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함께 올렸다.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 33조 8000억 원(기존 대비 3% 상향), SK하이닉스 26조 2000억 원(4% 상향)으로 제시했다. 2027년 전망치는 더 큰 폭으로 올렸다. 삼성전자 49조 4000억 원(18% 상향), SK하이닉스 37조 6000억 원(15% 상향)이다.

왜 지금 올리나, P/E 시대의 개막

이번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반도체 주식을 어떻게 평가해왔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즉 '장부가 기준'으로 판단했다. 메모리가 경기에 따라 실적이 크게 오르내리는 사이클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구조에서는 이익 기반 지표인 P/E(주가수익비율)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투명한 스크린에 떠 있는 반도체 회로 그래픽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투명한 스크린에 떠 있는 반도체 회로 그래픽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그런데 한 연구원은 이 전제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메모리 수요는 스마트폰·PC 같은 세트 제품의 교체 주기에 따라 움직였다.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줄고, 가격이 폭락하고, 이익이 급감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AI 추론 고도화 과정에서 메모리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AI 성능과 비용 효율 두 가지를 동시에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됐다. AI 서버를 더 빠르게 굴리려면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고, AI 운영 비용을 낮추려 해도 메모리 효율이 관건이다.

이 구조에서는 메모리 수요가 '더 긴 주기, 낮은 진폭'으로 바뀐다. 급등락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 흐름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이익이 안정적이면 P/E 평가가 가능해진다. P/E가 가능해지면 엔비디아, TSMC 같은 글로벌 AI 관련주들과 직접 비교하는 밸류에이션 경쟁이 시작된다.

장기공급계약이 게임체인저인 이유

이 전망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한 연구원이 꺼낸 카드가 LTA(Long-Term Agreement, 장기공급계약)다.

현재 메모리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통상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고객사들은 단기 계약을 선호하거나 구매를 늦추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3~5년짜리 장기공급계약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메모리 수급이 앞으로도 타이트할 것이라는 확신이 고객사들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인공지능(AI)을 상징하는 파란색 뉴럴 네트워크 그래픽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칩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인공지능(AI)을 상징하는 파란색 뉴럴 네트워크 그래픽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칩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장기공급계약은 단순한 판매 보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고객사, 시장, 계약 조건에 따라 공급 가격을 달리 매길 수 있는 이중 시장 구조를 만든다. 프리미엄 AI 고객에게는 높은 가격을, 범용 수요에는 별도 가격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일반 DRAM 가격이 하락해도 AI향 제품 이익은 유지된다.

실제로 이 효과는 이미 확인됐다. 2024년 4분기~2025년 1분기 일반 DRAM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의 DRAM 사업 이익은 견조하게 유지됐다. 이중 시장 구조가 실적 완충재 역할을 했다.

현재 주가, 아직 싸다는 분석

그렇다면 최근 주가 랠리로 이미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한 연구원의 답은 "재평가는 이제 막 시작됐다"다.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는 약 6.0배, SK하이닉스는 약 5.2배 수준이다. 글로벌 AI 관련주 가운데 이익 규모와 수익성이 최상위 수준임에도 P/E는 현저히 낮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 주장이다.

비교 대상을 보면 격차가 명확해진다. 같은 AI 인프라 사슬에 있는 기업들의 P/E가 수십 배인 상황에서 메모리 기업들만 한 자릿수 P/E에 머물러 있다. 과거에는 이 낮은 P/E가 '사이클 리스크 할인'을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익 구조가 안정화되는 국면에서는 이 할인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된다는 논리다.

앞으로 주가를 밀어올릴 재료들

한 연구원은 12개월 이내에 주가 재평가를 촉진할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청신호 켜진 SK하이닉스. / 뉴스1
청신호 켜진 SK하이닉스. / 뉴스1

우선 2026년 2분기 메모리 가격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2027년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전 제품에 걸쳐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HBM은 AI 서버 핵심 부품으로, 엔비디아 GPU에 맞붙여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다. SK하이닉스가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 확산은 주주환원 강화의 명분도 함께 제공한다. 이익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리기 위한 근거가 생긴다. 2027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실적 상향의 근거로 제시됐다.

지금 사도 될까…?

투자 판단 각자의 몫이다. 다만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논리 구조는 명확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위상이 올라갔고, 그에 맞는 밸류에이션을 아직 부여받지 못했다는 게 주요 골자다.

SK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SK하이닉스 300만 원, 삼성전자 50만 원은 단기 시세 예측이 아니라 이익 구조 변화를 반영한 적정 가치 추정이다. 현재 주가와의 괴리가 크다면 그 차이가 곧 업사이드 여력이 된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재평가 흐름이 초입 단계라는 판단 하에, 낮은 P/E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바탕으로 작성한 전망 기사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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