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코앞인데…부모님 '이 신호' 보이면 즉시 건강 이상 의심해야
2026-05-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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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 줄고 행동 더뎌져, 식사 속도와 양도 관찰 필요
8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뵐 계획을 세우고 있는 자녀들이 많겠다. 꽃다발과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자녀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부모님의 사소한 행동 변화가 심각한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화로 착각하기 쉬운 '건강 이상 신호들'
밥을 예전보다 덜 먹거나, 대화 중 말수가 부쩍 줄었거나, 움직임이 눈에 띄게 굼떠졌다면 단순히 '나이 드신 탓'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은 각종 질환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7일 연합뉴스 보도 및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고령자 응급상황의 30%는 초기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여겨 병원 방문과 진단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이 지체될수록 치료 시기를 놓치고 상태가 악화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부모님의 '평소 상태'를 기준으로 변화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증상이 새롭게 생긴 것인지, 기존에 있던 증상이 변화하거나 심해진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증상이 언제부터 나타났는지, 평소와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변화가 갑작스럽게 찾아왔는지 아니면 서서히 나타났는지, 일상적으로 하던 활동을 여전히 무리 없이 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부모님 본인은 물론 자녀나 보호자가 미리 파악해 두면 의료진과 상담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인포그래픽]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인포그래픽 이미지.](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605/07/img_20260507122415_255051bb.webp)
단계별로 알아두는 이상 신호 체크리스트
부모님의 건강 이상 신호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주의' 단계다. 행동이 평소보다 느려지고, 대화 중 말수가 줄어들며, 식사 속도와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우선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당장 병원을 가야 할 상황은 아닐 수 있지만, 변화의 시작점일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외래 진료'가 필요한 단계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평소에는 하지 않던 실수가 잦아지고, 대소변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 특히 반복적인 질문이나 기억력 저하는 치매 초기 증상과 맞닿아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 즉각적인 '응급실 방문'이 필요한 단계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투가 어눌해지는 경우, 팔이나 다리 한쪽의 감각이나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 혹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한다면 이는 명백한 응급 상황이다. 뇌졸중 등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증상이 대부분 모호해서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 골든타임을 놓치곤 한다"며 "고령자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판단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어버이날, 챙겨야 할 또 하나의 선물 — 부모님 건강 정보 파악하기
이번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꽃과 선물 못지않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부모님이 현재 복용 중인 약과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두는 일이다.
고령자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복용 중인 약 정보를 모르면 치료가 지연되거나 잘못된 처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응급 치료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사전에 파악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어버이날 방문 시 부모님의 약 봉투나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복용 중인 약 이름과 용량을 메모해 두는 것을 권장한다. 스마트폰 메모장이나 건강 앱에 저장해두면 유사시 빠르게 꺼내볼 수 있다.
아울러 부모님과 대화하는 김에 몇 가지 건강 수치도 함께 확인해 보자. 혈압, 혈당, 최근 건강검진 결과 등을 파악해두면 이상 증상이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집안의 위험 여부 등도 관찰하자. 고령자에게 낙상은 단순한 넘어짐 이상의 위험을 지닌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 특히 고관절 골절은 장기 입원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님 댁을 방문할 때는 화장실 미끄럼 방지 매트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야간에 조명이 충분한지, 이동 동선에 걸림돌이 없는지 간단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신체 건강 못지않게 정서적 변화도 중요하다. 노인 우울증은 젊은 층과 달리 슬픔보다는 무기력함, 식욕 저하, 수면 변화, 흥미 상실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알아채기 어렵다. 부모님이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다",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 단순한 푸념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가 상담을 권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버이날은 1년에 한 번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날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부모님 곁에 앉아 밥을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달라진 점은 없는지 조용히 살피는 것. 그것이 자녀가 드릴 수 있는 실질적인 선물일 수 있다. 이번 부모님과의 만남이 단순한 안부 인사를 넘어, 부모님의 건강을 지키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