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어떻게 살아야...” 40대 중년 스태프에게 윤여정이 건넨 인생 조언 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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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배우 윤여정의 어록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질문이 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20대에는 앞으로의 막막함 때문에, 30대에는 선택의 무게 때문에, 그리고 40대에는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남은 시간 사이 어딘가에서 그 질문이 다시 고개를 든다.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면 조금은 명확해질 줄 알았다, 경험이 쌓이면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고 토로한다. 그런데 막상 마흔이 되어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질문과 시름이 깊어진다.

이때 배우 윤여정이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년의 스태프에게 건넨 조언이 주목된다.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 수십 년의 풍파를 온몸으로 버티며 한국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그가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해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말을 꺼냈을까.
"많이 해.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어" 윤여정의 철학
2022년 5월, tvN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뜻밖의 여정'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배우 윤여정의 솔직담백한 답이 포착됐다. 그 한마디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뜻밖의 여정'은 한국인 최초로 윤여정이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이다. 그의 일상과 철학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서 한 PD가 윤여정에게 물었다. "선생님,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해요?"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이 질문에 윤여정은 미소를 지으며 "너 살던 대로 살아"라고 운을 떼었다. 즉각적인 답이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함께 자리에 있던 다른 스태프가 "저희가 동갑이다. 이제 42살이다"라고 밝히자 윤여정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마흔두 살에 나 진짜 많이 일했던 것 같다"라면서 "그때 너무 일이 필요했을 때고, 근데 막 시켜주지 않으니까 무엇이든지 오면 콩알 주워 먹듯이 주워 먹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여정은 강조했다. "그러니까 많이 해"라고.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더라"는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냈다.
콩알처럼 작은 역할도 집어삼켰다는 표현은 지금의 화려한 윤여정이 아닌, 생계를 위해 버텨야 했던 한 인간 윤여정의 고백에 가깝게 들린다. 단순히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닌, 자신의 실제 경험을 녹인 이 조언은 그래서 더욱 묵직하게 와닿는다.


이 말이 중년에게 유독 크게 울리는 이유가 있다. 20대는 아직 시간이 많다는 위안이 있고, 30대는 그래도 아직 젊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40대는 다르다. 슬슬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동시에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지도 가늠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서 많은 이들이 조용히 지친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이미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파고든다.
윤여정의 말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중년에 느끼는 조급함과 막막함은 어쩌면 멈춰야 한다는 신호가 아니라, 그냥 계속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재능도, 타이밍도, 운도 결국 '많이 한 사람'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는 삶의 지혜가 돋보인다.
이후 방송에서 스태프들은 자신의 고민을 더 털어놓았다. 한 스태프는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 했었다.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판단 내리는 게 그래도 경험이 쌓이니까 쉬워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른 스태프도 "40살 정도 되면 그럴 줄 알았다"고 맞장구쳤다. 모두가 한 번쯤 품어봤을 기대였다.
윤여정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고민이 많다"고 웃음을 지은 그는 "살아있는 사람이고 생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고민이 된다"고 자신만의 답을 내놓았다. 이어 "하나도 정답은 없다"고 덧붙였다.
40대에도 70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고민하는 존재다. 그러니 고민 자체를 문제로 여기지 말고, 그 시간에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하면 된다는 묵직한 울림이 전해진다.

지금도 회자되는 윤여정의 어록들
윤여정이 오늘날 '국민 배우'를 넘어 '국민 어른'으로 불리는 데는 그의 화법이 큰 역할을 했다.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그 언어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히려 빛을 더했다.
"60이 되어도 인생은 몰라. 나도 67살이 처음이야."
2014년 tvN '꽃보다 누나'에서 윤여정의 이 발언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이 회자됐다. 나이가 들면 인생이 보인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70을 바라보는 배우가 "나도 처음"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 순간이 오히려 묘한 위로가 됐다.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인생에 대한 담담한 태도도 주목됐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은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고, 내 인생만 아픈 것 같지. 다 아프고 다 아쉬워"라고 말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해. 재밌어 진짜"라는 말과 함께 고단함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균형감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야. 그런데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 같아."
2017년 tvN '현장 토크쇼 택시'에서는 이같은 이야기도 전했다. 삶의 불공평함을 부정하거나 이에 낙담하지 않고, 결국 이를 헤쳐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태도가 귀감이 됐다.

오스카에서 넷플릭스까지, 멈추지 않는 윤여정의 여정
2021년 4월 26일(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그날 역사가 쓰였다.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연기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은 연기만큼이나 빛났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시작해 장내를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에게도 찬사를 표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 후로도 윤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오스카 수상이 쉼표가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이어 2026년, 그는 다시 한번 전 세계 시청자의 앞에 섰다.
지난 4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에서 윤여정은 컨트리클럽의 주인인 억만장자 박 회장 역을 맡아 오스카 아이작, 캐리 멀리건 등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배우 윤여정과 송강호가 넷플릭스 드라마에 부부 역할로 함께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이건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던 그는 지금도 여전히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 콩알 같은 역할도 주워 먹으며 쌓아온 내공이 70대에 이르러 전 세계 시청자 앞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는 그의 말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적용된 삶의 철학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