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단번에 꽂혔다…엔비디아가 LG전자를 고집하는 결정적 이유
2026-05-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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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드에 칩 공급하고 AI 플랫폼까지 제공
엔비디아가 LG전자 생태계에 깊숙이 들어온 이유
LG전자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로봇·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 외국인 자금까지 쏟아지며 주가는 한 달 만에 40% 넘게 뛰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 로보틱스 사업을 이끄는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았다. 류재철 LG전자 CEO 등과 직접 마주 앉아 로봇,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회동 후 매디슨 황은 "LG전자와 피지컬 AI, 로보틱스에 대해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LG를 택한 이유
엔비디아가 LG전자를 파트너로 낙점한 데는 이유가 있다. LG는 로봇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그룹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로봇 몸체는 LG전자, 두뇌는 LG AI연구원, 눈에 해당하는 센서는 LG이노텍,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운영·훈련 시스템은 LG CNS가 담당한다. 부품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 구조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GPU와 AI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공급하면 LG 로봇이 현실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LG를 파트너로 삼으면 피지컬 AI 생태계 전체를 한 번에 엮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전자는 올해 1월 CES 2026에서 홈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클로이드에는 엔비디아 로봇 전용 칩셋 '젯슨 토르'가 탑재됐고,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을 통해 가상 세계에서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빵을 굽고, 빨래를 개는 가사 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이다. 젠슨 황 CEO가 CES 기조연설에서 클로이드를 직접 언급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고, 내년 실증을 거쳐 2028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클로이드 완성에만 그치지 않고 로봇 관절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모터·감속기·센서가 결합된 이 구동 장치는 로봇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세탁기용 모터에서 쌓은 기술을 토대로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를 클로이드에 탑재하고,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휴머노이드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이 엔비디아 네모트론 데이터셋을 활용해 개발한 엑사원 시리즈도 성과를 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가 발표한 주목할 만한 한국 AI 모델 5개 가운데 4개가 엑사원이었다.
◆LG전자,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가전·B2B 동반 성장
로봇·AI라는 새 판이 펼쳐지는 동안 본업도 흔들리지 않았다. LG전자는 올 1분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가전·TV·에어컨 세 사업부문 합산 영업이익은 1조1900억원이었다.
차량용 부품과 전장 분야에서의 B2B 수익이 가전과 함께 실적을 받쳐주는 구조로 바뀐 덕이다. 과거 LG전자가 가정용 가전 중심의 기업이었다면, 지금은 수익 구조 자체가 달라져 있다.
◆외국인 2년 만에 최대 순매수, 목표가 18만 원까지 상향
실적과 엔비디아 협력 소식이 겹치자 외국인 자금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외국인 투자자의 LG전자 순매수량은 96만8067주로, 2024년 5월 28일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하루에만 8% 넘게 오르며 15만4900원을 찍었다. 한 달 누적 상승률은 40%를 웃돈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34.8%까지 올라 2020년 12월 LG마그나 합작법인 설립 소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증권가도 빠르게 움직였다. 다올투자증권은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주요 고객사 인증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본격 수주·매출 전환 기반을 구축 중"이라며 "로봇 사업 역시 단계적으로 매출화될 신규 구조의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 주가를 18만 원까지 올렸다.
한편 LG 측은 각 계열사의 기술을 하나로 모아 연구개발과 투자를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