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1분기 첫 역성장…세액공제 올렸지만 모금은 되레 줄었다
2026-05-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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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153억 원, 전년 동기보다 8.3% 감소
세제 확대만으론 한계…민간 플랫폼·법인 참여 등 구조 개편 요구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이후 처음으로 1분기 기준 감소세를 보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향사랑기부금은 1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3억 원보다 30억 원, 8.3% 줄었다. 지난해 연간 모금액이 1515억 원까지 늘었던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제도 동력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감소가 더 눈에 띄는 이유는 올해부터 세액공제 혜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안내를 보면 2026년 기부분부터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 구간의 세액공제율은 44%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1분기 모금액이 줄었다는 건 세제 손질만으로는 기부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의원은 특히 현재 제도가 10만 원 이하 소액 기부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부 건수의 98%가 전액 세액공제 한도인 10만 원 이하에 집중됐다. 결국 제도를 더 키우려면 공제 구간을 넓히는 문제뿐 아니라, 기부 접근성 자체를 바꾸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세법 개정, 법인 기부 허용, 민간 플랫폼 제도화 같은 제도 개선이 늦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보고 있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일본은 다른 길을 걸었다.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는 2008년 도입 뒤 민간 플랫폼 경쟁과 세제 인센티브 확대를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일본 총무성 집계를 인용한 국내 보도와 연구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일본 고향납세 기부액은 9654억 엔, 건수는 5184만 건으로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도를 키운 동력으로는 기부 편의성, 플랫폼 활성화, 명확한 세제 유인책이 꼽힌다.
결국 국내 고향사랑기부제도 이제는 단순 유지가 아니라 구조 개편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액공제율만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고, 민간 플랫폼 참여 확대, 기부 절차 간소화, 답례품 경쟁력 강화, 법인 참여 범위 조정 같은 입체적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올해 민간 플랫폼 확대와 기부 편의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이 짚은 1분기 감소세는 단순한 숫자 하락을 넘어 제도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별도 국가 예산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민간 재원을 지방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다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려면 세제 보완에 그치지 않고, 민간과 지방정부가 함께 뛰어들 수 있는 제도 인프라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올해가 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