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채상병 순직 사건' 임성근 전 사단장, 1심 징역 3년…지휘관 3명 법정 구속
2026-05-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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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사고 발생 2년 9개월여 만에 나온 판결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고 발생 2년 9개월여 만에 나온 판결로,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소한 사건의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8일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특검팀이 지난달 13일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낮은 형량이다.
수해 현장을 직접 총괄한 박상현 전 제7여단장(당시 제2신속기동부대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 채 상병의 직속 상급자인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이 선고됐다.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박 전 여단장,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은 도주 우려를 이유로 이날 법정에서 즉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날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진행된 수몰 실종자 수색 작전 당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해병대원들에게 수중 수색을 하도록 지시해 채 상병을 숨지게 하고 다른 대원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임 전 사단장은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직접 지시하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 14박 15일 포상 휴가를 언급하며 수색 성과를 독려하고, 포병부대를 보병부대와 비교하며 반복적으로 질책해 현장 지휘관들에게 압박을 가한 것도 사실상 수중 수색을 강제한 원인으로 판단됐다. 또한 임 전 사단장 등은 공보정훈실장으로부터 수중 수색 장면이 담긴 언론 보도를 전달받아 이미 수중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안전 장비 지급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발생 결과 간 인과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군형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선,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50사단장에게 이관하도록 하는 단편명령을 하달했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직접 현장을 지도하고 수색 방식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로 20세인 채 해병은 해병 입대 4개월 만에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며 "수색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나 안전 장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사단장과 여단장은 대원들에게 명확한 지침은커녕 성과에만 몰두해 적극적, 공세적 수색 지시를 강조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과를 얻는 과정에서 필수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신체, 생명의 위험을 등한시했다"며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자의 무리한 지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서는 "대원들이 위험한 수중 입수를 감행한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라며 "그런 개입을 하지 않고 작전을 맡겨만 놨더라도 당시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사고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타했다.
사고 이후 행태도 양형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실 압수수색에 앞서 수중 수색 관련 증거를 은폐하고, 부하 대원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논리를 지시하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자녀를 잃은 유족에게 수중 수색을 지시한 사람이 본인이 아닌 이 전 대대장이라고 주장하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오랜 재판 기간 동안 이런 피고인을 본 적이 없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을 선고 안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문자를 보내는가"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한편 박 전 여단장은 '바둑판식 수색' 등 지시 사항을 최 전 대대장에게 전달하고 "직접적인 행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수색을 압박한 혐의를 받았다. 최 전 대대장은 상급 부대의 명시적 승인 없이 '허리 깊이 입수' 등을 거론하며 지시를 하달한 혐의가 인정됐으며, 이 전 대대장은 그 지시를 부대원에게 전달해 사고로 이어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장 전 중대장은 현장 위험성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사실상 수중 수색을 지시한 것으로 특검팀은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