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너무 적게 드리나…" 어버이날 평균 '송금액' 얼마인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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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에서 계좌이체로…변화하는 효도 문화
어버이날을 앞두고 매년 반복되는 고민이 있다. "카네이션만 드리면 너무 성의 없어 보이지 않을까", "현금을 드리면 예의 없어 보일까" "나만 용돈을 너무 적게 드리나..." 등의 걱정이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답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부모가 직접 선택한 최고의 어버이날 선물은 '현금'이었고, 그 비율은 압도적이었다.
부모 10명 중 9명 "현금이 최고"
카카오페이가 자사 금융 저널 페이어텐션을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만7095명 가운데 89%가 어버이날 가장 선호하는 선물로 '현금'을 꼽았다. 이 조사는 어버이날 하루 전날인 7일 공개됐다. '선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쳤고, '건강식품'과 '여행'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2%로 집계됐다. 나머지 응답 항목을 모두 합쳐도 현금의 압도적인 우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조사는 카카오페이 앱을 사용하는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소비자 인식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본 규모 역시 2만7000명을 웃돌아 단순 여론조사 수준을 넘어선다.
어버이날 단 하루에 송금 303만건 돌파
선호도 조사만이 아니라 실제 거래 데이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 카카오페이 송금이 가장 집중된 날은 어버이날인 5월 8일이었다. 단 하루 만에 303만건 이상의 송금이 이뤄졌으며, 해당 날의 평균 송금 금액은 9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10만원에 2000원이 부족한 금액이다. 달리 말하면, 자녀 세대 사이에서 '현금 10만원 안팎'이 어버이날 선물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카카오페이 한 플랫폼에서만 하루에 이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금융 채널을 합산할 경우 실제 이동한 금액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카네이션보다 계좌이체"…달라진 어버이날 풍경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어버이날 하면 카네이션 한 송이와 직접 쓴 편지가 정석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금 혹은 모바일 송금이 사실상 '국룰'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얼마나 드려야 하나"…송금액 기준이 없던 사람들의 현실
매년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들 얼마나 드리냐"는 질문이 올라온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질문은 그만큼 '적정 금액'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카카오페이의 이번 데이터는 사실상 처음으로 대규모 실거래 기반의 평균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만8000원이라는 수치는 막연하게 "10만원 드려야 하나"라고 고민하던 이들에게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단, 이는 어디까지나 카카오페이 이용자 기준 평균이며, 지역과 가정 환경, 경제 상황에 따라 편차가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건강식품과 여행, 왜 밀렸나
건강식품은 한때 어버이날 단골 선물로 꼽혔다.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각종 건강 보조제가 효도 선물의 대명사로 통했지만, 이번 설문에서는 응답 비율이 2%에 불과했다. 여행 역시 2%로 같은 수준이었다.

송금 문화, 명절로도 확산
어버이날 송금 급증 현상은 추석·설 명절과도 맞닿아 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들은 매년 명절마다 송금 건수 신기록을 갱신하는 추세를 보인다. 세뱃돈을 현금 봉투 대신 모바일로 보내는 방식이 정착된 것처럼, 어버이날 용돈 역시 계좌이체나 모바일 송금으로 대체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 송금 봉투 기능은 메시지와 이미지를 함께 담을 수 있어 단순 계좌이체와 달리 정서적 표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활용도가 높다.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 이미지를 담은 봉투 디자인이 특히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리는 돈도 세금 내야 하나"…증여세 걱정, 실제로는
어버이날 부모님께 현금을 드릴 때 증여세를 걱정하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버이날이나 명절에 통상적인 수준으로 드리는 용돈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6조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증여세 비과세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 역시 명절이나 기념일에 주고받는 통상적인 수준의 금품은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모님이 받은 용돈, 실제로 어디에 쓰나
자녀가 드린 어버이날 용돈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명확한 대규모 공식 통계는 없지만, 다수의 소비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상당수의 부모가 자녀에게 받은 용돈을 본인 생활비로 쓰지 않고 다시 손자녀에게 건네거나, 다음 명절 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순환시키는 사례가 많다. 일부는 적금이나 저축으로 모아두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패턴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심리적 배경과도 연결된다.
반면 60대 이하 부모 세대에서는 받은 용돈으로 외식, 여행, 문화생활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직접 활용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고령화와 함께 '나를 위한 소비'에 거리낌 없어진 5060 세대의 소비 의식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10만원이 부담스럽다면…금액보다 중요한 것
카카오페이 데이터 기준 평균 송금액이 9만8000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에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초년생이나 경제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자녀에게 10만원은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액의 크기보다 전달 방식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모에게 더 큰 의미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각종 설문에서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가장 원하는 것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꾸준히 상위권에 오른다. 카카오페이 설문에서도 현금이 8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이는 '무엇을 선물할지 고민될 때의 선택지'로서의 선호이지, 함께하는 시간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5만원을 송금하더라도 손으로 쓴 메시지 하나를 함께 보내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10만원짜리 현금 단독 송금보다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