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상위 포식자 동물' 유명 유튜버가 돌보던 고양이 습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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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죽고 한 마리는 크게 다쳐... "담비 원망 안 한다"

채널 운영자는 영상과 함께 댓글에 긴 글을 남겼다. "4월 말 갑작스럽게 마을에 담비 무리가 나타났고, 그 일로 막내 고양이 겨울이가 크게 다치게 됐다. 그리고 오랜 친구이자 사랑하는 동생이었던 은비를 떠나보내게 됐다"고 했다. 그날 이후 넋 놓고 슬퍼할 틈도 없이 남아 있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밤낮없이 살아왔다고도 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그냥 모든 게 긴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늘 냥글벅적하던 마당과 고양이들의 온실, 오랜 시간 추억이 쌓여 있던 장소마다 함께였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왜 이렇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지 모르겠다"는 말도 남겼다. "여전히 막막하고 답답하고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날들의 연속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결국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사고 직후 채널 운영자는 마당과 온실에 있던 고양이들을 하나씩 포획해 데크와 집 안으로 들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들이지 못한 고양이보다 들인 고양이가 더 많아졌다.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따로 회복실을 마련해 돌봤다. 현재 62마리가 실내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개체 수에 영역 분리도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좁은 공간에 몰린 고양이들은 혼란스럽고 예민해져 있다고 했다. 채널 운영자는 "차근차근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하나씩 부딪혀가며 어떻게든 아이들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채널 운영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담비를 탓하지 않았다. "담비가 사냥하는 것도, 고양이가 상위 포식자에게 위협받는 것도 결국 자연의 섭리이고 이치"라고 했다. 오히려 십여 년간 시골집 고양이들을 돌보면서 단 한 번도 담비를 보거나 들은 적이 없었기에 위험을 안일하게 여긴 자신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댓글에서 담비와 고양이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을 향해서도 "서로 다투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생명은 살아가고 싶어 하니까"라고 적었다.
채널 운영자는 은비를 떠나보내던 날의 기억도 전했다. "은비를 보내주던 날 곁에는 작은 흰 나비 한 마리가 맴돌고 있었다. 어쩌면 은비는 정말 나비가 되어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으으냥'은 2020년 12월 개설된 채널이다. 시골집 마당에 찾아오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상을 담아왔다. 단순히 고양이만 챙긴 게 아니었다. 마당에 날아드는 새들, 산에서 내려오는 고라니와 너구리, 떠돌이 강아지들까지 하나씩 보살피며 채널을 꾸려왔다. 채널에 등장하는 고양이 이름도 수십 마리에 달한다. 우유, 끼리, 봉팔, 꼬리, 겨울이, 똘이 등 저마다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영상 속에서 살아 숨 쉰다. 그 가운데 은비는 오래된 식구였다.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친숙한 이름이었다.

구독자들은 운영자를 위로했다. "몸도 마음도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니 속상하다. 으집사님들의 진심에 늘 감동하고 존경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참 눈물이 난다. 꼭 힘내시라"는 응원도 이어졌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기에는 아이들이 이미 나의 가족인 것이겠지만, 집사님 덕분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위로를 건넨 구독자도 있었다. "숨죽이며 보다가 눈물이 터졌다. 따뜻한 봄날 앞에서 지옥 같은 날을 보냈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진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은비야, 고양이별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라며 떠나간 고양이를 그리워하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담비는 식육목 족제비과 담비속에 속하는 포유류다. 족제비와 체형이 비슷하지만 몸집이 훨씬 크다. 대형종인 노란목도리담비 수컷은 몸길이 약 72㎝, 몸무게 약 5.7㎏으로 소형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는 과거 노란목도리담비와 검은담비 두 종이 자생했으나, 검은담비는 한반도 중남부에서 사라졌다. 현재 남한에는 노란목도리담비만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국립공원 팔공산의 깃대종이기도 하다.
잡식성이다. 설치류나 작은 새, 열매, 곤충 등을 주로 먹는다. 2~6마리씩 무리를 지어 고라니, 노루, 멧돼지 어린 개체 같은 훨씬 큰 동물도 사냥한다. 산림 안에서는 호랑이, 표범,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상위 포식자에 속한다. 사실상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인 셈이다.
체취가 매우 강렬하다. 담비를 직접 접한 이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그 냄새가 압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