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 살해한 뒤…" 의왕 아파트 화재, 끔찍한 전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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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부부 2명 사망
경기 의왕시 아파트에서 부부 2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를 낸 화재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6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가스 밸브를 열어 불을 낸 뒤 아파트 건물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1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0일 발생한 의왕시 내손동 아파트 화재 사건에 대해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불을 낸 뒤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부부를 부검한 결과 50대 아내 B씨의 시신에서 흉기에 의한 자창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은 가스 폭발에 따른 인위적 착화로 추정됐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당시 세대 내 가스 밸브가 열린 상태였음을 현장 감식을 통해 확인했으며, 유출된 가스가 실내에 퍼진 뒤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발화 지점과 착화 방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을 통해 최종 규명할 방침이다.
추락해 숨진 남편 A씨의 옷 안에서는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사업 실패와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들 부부가 살던 아파트는 사건 발생 전 이미 경매 절차를 거쳐 매각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내 B씨가 남긴 별도의 메모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황상 A씨는 B씨의 동의 없이 이 같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남편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의왕 아파트 화재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0분쯤 의왕시 내손동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으면서 시작됐다. 남편 A씨는 아파트 아래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고, 아내 B씨는 불이 난 세대 내 화장실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폭발음이 잇따라 들렸다는 진술도 나왔다.
불길과 연기는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 해당 동에는 총 78세대가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 사고로 주민 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11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재가 발생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2002년 준공된 건물로, 당시 소방법 기준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16층 이상에만 적용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가스 밸브와 화재 잔해물을 국과수에 정밀 감정 의뢰한 상태로, 구체적인 발화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