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2스타' 강남 식당이 4년간 사용하다가 검찰에 넘겨진 불법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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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미 낸다며 3~5마리씩 올리다 걸린 식재료

덴마크 코펜하겐의 노마, 영국 런던의 콜,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의 퀴나토노니. 모두 미슐랭 레스토랑인 이들 식당은 개미를 요리 재료로 쓴다. 해외 파인다이닝에서 개미는 특유의 산미를 내는 고급 식재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식재료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이 4년 가까이 개미를 디저트에 올려 팔다 법의 판단을 받게 됐다.
수사 결과 A씨는 2021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미국산 건조 개미 제품(14g) 10통과 태국산(5g) 8팩을 국제우편(EMS) 등으로 반입했다. 이후 2021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3년 9개월간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일부 요리에 산미를 더할 목적으로 개미 3~5마리씩 얹어 제공하면서 약 1만2000회, 1억2000만 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디저트는 식혜를 접목한 셔벗에 기호에 따라 개미를 뿌려 먹는 방식으로 제공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에는 "셰프가 지리산에서 직접 채집한 개미"라는 설명도 있었으나 검찰은 실제로는 수입산이었다고 판단했다.
식품위생법상 식용이 가능한 곤충은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메뚜기, 쌍별귀뚜라미,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수벌번데기, 풀무치, 동애등에 유충, 집귀뚜라미 10종으로 제한된다. 개미는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보건 당국은 해당 디저트에 쓰인 개미의 중금속 검출량이 다른 식용 곤충 대비 최대 55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검찰 조사에서 셰프가 미국과 유럽 근무 당시 개미 산미를 활용한 요리를 했고 국내에서 불법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노마는 개미를 산미를 내는 재료로 요리에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고, 런던의 콜, 덴마크의 카도 보른홀름과 코펜하겐 카도, 코펜하겐의 알케미스트 등 유럽 미슐랭 레스토랑 다수가 개미를 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메뚜기 등 곤충 요리가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폭넓게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는 128개국에서 2205종의 곤충이 소비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규정 차이도 뚜렷하다. EU는 2015년 '신규 식품 규정'을 제정하고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갈색거저리, 풀무치, 집귀뚜라미, 외미거저리 등 4종을 신규 식품으로 공식 인정했다. 다만 EU 역시 개미를 공식 식품으로 허가한 것은 아니며, 각국의 전통 식문화와 안전 심사를 거쳐 허용 범위가 달라진다.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국가들에서는 수십에서 수백 종의 곤충이 전통적으로 소비돼 왔고 별도의 허가 없이 식품으로 유통된다.
이번 사건은 해외 파인다이닝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레딧의 파인다이닝 게시판에는 관련 소식이 올라온 뒤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실제로 해당 레스토랑에서 이 디저트를 먹어봤다는 이용자는 "솔직히 엄청 시큼해서 셔벗이랑 잘 어울렸다"며 "개미 먹는 거 괜찮냐고 대놓고 물어보길래 '뭐 어때, 한번 해보자!'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코펜하겐의 알케미스트에서는 안전한 먹이만 먹도록 사육한 나비를 디저트에 올려줬다"고 전했다.
해외 이용자들은 규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4년 동안 1만2000번이나 제공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허용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는 신호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멕시코 고급 식당과 길거리 음식점에서 메뚜기와 귀뚜라미를 먹었고, 어릴 때 먹어본 개미는 소금과 식초를 뿌린 칩의 맛이 났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반면 "문제는 개미를 어떻게 기르는지에 대한 규제 감독이 없다는 것"이라거나 "수입 문제도 현실적인 장벽"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이 개미라는 식재료 자체보다는 중금속 검출량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건 당국이 해당 개미의 중금속 검출량이 다른 식용 곤충 대비 최대 55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검찰에 전달한 만큼 논란의 핵심은 '개미를 먹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안전성이 검증됐느냐'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