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세 배 폭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이 나라' 여행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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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엔 무비자 한국인도 사전 신고하고 수수료 부과
오는 7월 1일부터 일본 여행에 비용 부담이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국제관광여객세', 흔히 출국세라 불리는 세금을 현행 1인당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세 배 올린다.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첫 인상이다. 한국인은 지난해 882만 명이 일본을 찾았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방일 외국인 1위다. 체감 여행비가 오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출국세만 오르는 게 아니다
출국세는 일본에서 항공기나 크루즈로 출국하는 모든 여행객에게 부과된다. 일본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지만, 방문 횟수가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큰 부담을 진다. 세금은 항공권 요금에 포함돼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하면 출국세만 약 11만 원이다. 만 2세 미만 영유아는 제외된다.
출국세 인상과 맞물려 지방 의회들의 숙박세 인상 움직임도 거세다. 교토시는 내년 3월부터 숙박세를 1인당 1만 엔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현재 1박당 100~200엔의 정액제로 운영되는 도쿄도는 숙박 요금의 3%를 내는 정률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여러 지역 의회가 최소 200엔에서 최대 1만 엔의 숙박세를 검토하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비 상승에 출국세와 숙박세까지 더해지면 체감 비용은 훨씬 가파르게 오른다.
2028년에는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가 도입된다. 비자 없이 단기 방문하는 외국인도 온라인으로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고 별도 수수료를 물리는 방식이다. 한국인은 현재 무비자로 최대 90일 체류할 수 있어 비자 수수료와 무관하지만, JESTA가 시행되면 추가 비용이 생긴다. 일본 여행의 문턱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관광객은 줄고 수입은 늘었다
출국세 인상은 일본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중가격제의 연장선에 있다. 거주민과 외부 방문객에게 다른 요금을 매겨 수요를 조절하면서 수입은 늘리는 방식이다. 히메지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히메지시는 올봄부터 18세 이상 기준으로 시민에게는 1000엔, 외국인을 포함한 비거주자에게는 2500엔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3월 한 달 입장객은 전년 대비 17% 줄었지만, 입장 수입 총액은 약 2배로 늘었다. 아사히 신문은 "이중가격 도입에 대해 다른 지자체로부터 시찰이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토는 시영버스 요금을 시민(200엔)과 외부 방문객(최대 400엔)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230엔인 기본요금 기준으로, 시민은 낮아지고 관광객은 거의 두 배를 내는 구조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6000만 명, 관광 소비액 15조 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4000만 명을 돌파한 방일 관광객과 약 9조 5000억 엔의 소비액을 감안하면 목표치는 현재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관광객은 줄이면서 동시에 소비는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이중가격제와 출국세 인상이 그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 대응인가, 세수 확보인가
일본 정부는 세금 인상 배경으로 쾌적한 여행 환경 조성, 교통 혼잡 해소, 지역 문화자원 정비를 제시했다. 관광객이 몰려 교토·후지산 인근 등 주요 관광지에서 쓰레기 처리, 소음, 사유지 무단 침입 등의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 정부는 오버투어리즘 대책 지역을 현재 47개에서 1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관광객에게서 더 걷겠다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른 시각도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한 상황에서 부족한 세수를 관광객으로 채우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인 2025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출국세를 3000엔으로 인상하겠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가깝고 싼 일본'이라는 공식이 흔들린다
엔저와 가까운 거리 덕분에 일본은 최근 몇 년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방일 외국인 1위도 한국인이다. 출국세 인상만으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기는 어렵겠지만, 항공권·숙박비·출국세·현지 이중가격제가 겹치면서 체감 비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히메지성처럼 짧은 여행 중에 정보를 파악해 이중가격 장소를 피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일본을 자주 찾는 여행객일수록 누적 부담은 커진다. 일본을 자주 찾는 한 여행객은 "가깝고 저렴해서 부담 없이 다녔는데 이제는 항공권 값에 세금까지 크게 늘어나 예전처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여행지가 됐다"고 했다. 6월 30일까지 발권한 항공권이나 승선권으로 출국하는 경우에는 기존 세율이 유지된다. 7월 이전 일본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발권 시점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