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일 전인데 압도적 ‘1위’…예매율 47.1% 터진 200억 대작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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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좀비와 생존자의 심리전, 새로운 공포의 탄생
칸영화제 5분 기립박수, 전지현 11년 만의 귀환
개봉을 사흘 앞둔 200억 대작 ‘군체’가 극장가의 시선을 먼저 끌어당기고 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으로 전 세계 최초 공개된 뒤 국내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흥행 시동을 걸었다.

영화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군체’는 18일 오전 9시 50분 기준 예매율 47.1%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마이클’은 14.1%, 3위 ‘와일드 씽’은 8.2%에 머물렀다. 개봉 전부터 예매율 50%에 근접한 데다 2위와도 큰 격차를 벌리면서, 극장가에서는 ‘군체’가 개봉 첫 주 흥행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체’는 ‘부산행’, ‘반도’를 잇는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좀비 영화다.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 장르물의 흥행 가능성을 증명했던 연 감독이 다시 좀비 장르로 돌아왔다는 점만으로도 개봉 전 기대감이 높았다.
여기에 칸영화제 공개 이후 이어진 반응까지 더해졌다. 미국 연예 매체 더랩은 ‘군체’에 대해 “좀비들을 그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재구성했다”며 “하나의 팀처럼 협력하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고 언급했다. 단순히 달려드는 감염자가 아니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좀비 설정이 영화의 핵심 차별점으로 꼽힌다.
관전 포인트는 ‘집단 지성’ 좀비, 기존 장르와 달라졌다

‘군체’의 가장 큰 무기는 좀비들의 ‘집단 지성’이다. 기존 좀비물이 감염자의 속도와 폭력성, 생존자의 탈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감염자들이 서로 지성을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진화한다는 설정을 앞세운다.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협력하는 감염자들은 생존자들에게 물리적 위협을 넘어 심리적 공포까지 안긴다.
영화의 배경은 도심 대형 쇼핑몰이다. 이곳에서 집단 감염사태가 터지고, 생명공학자 권세정, 보안요원 현석과 그의 누나 현희가 백신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폐쇄된 공간, 빠르게 확산되는 감염,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감염자들이 맞물리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좀비 사태의 중심에는 생물학 박사 서영철이 있다. 인간의 좀비화를 ‘집단 지성으로의 진화’라고 맹신하는 인물로, 핏빛 아비규환 속에서도 혼자 게임을 즐기듯 콧노래를 부르며 좀비들을 지휘한다. “인간의 모든 비극은 소통의 불완전함에서 온다”는 그의 비뚤어진 신념은 영화가 단순 장르물을 넘어 인간의 개별성과 소통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상호 감독은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감염자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군체’의 가장 큰 공포”라고 밝혔다. 감염자들의 움직임을 총괄한 전영 안무감독도 “감염자들이 서로 생각을 공유하면서 협업하는 동작들이 정말 기괴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 감독은 ‘군체’의 출발점에 대해 “이 사화를 살며 느끼는 잠재적 공포”를 떠올렸다고 했다. 이어 “제가 느낀 잠재적 공포는 초고속으로 정보가 교류되며 형성되는 의식 같은 것 자체가 생명체처럼 되다 보니, 거기에서 인간의 개별성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의 공포감이 ‘군체’의 시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지현부터 지창욱·구교환까지, 200억 대작의 얼굴들
초호화 캐스팅도 ‘군체’의 흥행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까지 합류했다. 장르성과 스타성을 동시에 갖춘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지현은 생존자들의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았다. 극 중 권세정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새 일자리를 소개하려는 전 남편 한규성의 제안으로 컨퍼런스가 열리는 둥우리 빌딩에 왔다가 감염사태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전지현은 제작발표회에서 “너무 설렌다”며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군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 감독을 꼽으면서 “한 작품에서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아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 감독도 전지현에 대해 “그간 ‘엽기적인 그녀’부터 ‘암살’ 같은 작품까지 이렇게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흔치 않은데, 이번 ‘군체’를 통해서 그 넓은 스펙트럼을 압축한 연기를 선보여줬다. 괜히 대배우가 아니고, 괜히 슈퍼스타가 아니다”라고 극찬했다.
구교환은 좀비 사태의 중심에 선 생물학 박사 서영철 역으로 연상호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서영철에 대해 나름의 논리를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확신에 차 있다기보다 더듬거리며 결과를 좇아가는 인물이고, 그 과정에서 변수와 마주하면서도 두려움 없이 못된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구교환은 서영철을 두고 호기심이 지옥처럼 가득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지창욱과 김신록은 극 중 남매로 만난다. 지창욱은 둥우리 빌딩 보안팀 직원 최현석을, 김신록은 IT 업체 직원이자 현석의 누나 최현희를 연기한다. 지창욱은 현석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누나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감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영화 속 남매 서사가 단순한 생존 구도를 넘어 강한 감정선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했다.

고수는 생명공학과 교수 설희의 남편이자 세정의 전남편 한규성 역으로 출연한다. 신현빈은 생명공학부 교수 설희 역을 맡아 연 감독과 네 번째로 작업했다. 신현빈은 기존에 봐온 것과는 다른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고수는 한규성에 대해 영화의 큰 변곡점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세정을 현장으로 부르게 되는 선택이 작품의 출발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칸에서 5분 기립박수, 국내 흥행으로 이어질까
‘군체’는 칸에서도 강한 반응을 얻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지시간 자정 무렵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군체’ 팀이 입장하자 현장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특히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박찬욱 감독이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과 함께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등 주역들을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

122분의 상영이 끝난 새벽 2시 53분, 객석에서는 5분간 기립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연 감독은 “너무나 꿈에 그리던 칸영화제에서 ‘군체’라는 작품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앞으로 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장을 나선 해외 관객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프랑스인 마고 아토스키프는 “‘부산행’도 재밌게 봤지만, 이번 영화는 새로운 좀비 스타일이 좋았다”며 “소통의 불완전함 때문에 모든 비극이 생긴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극장을 빠져나와 좀비들이 업데이트하는 특유의 동작을 따라 하며 영화의 여운을 즐기기도 했다. 연 감독은 칸 거리에서 관객들이 좀비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제일 보고 싶었던 광경이었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칸 공개 직후의 화제성, 예매율 47.1%라는 수치, 200억 대작의 규모감, 전지현의 스크린 복귀까지 맞물리면서 ‘군체’는 개봉 전부터 흥행 기대작의 조건을 갖췄다.
‘군체’는 오는 21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개봉 3일 전 이미 예매율 1위에 오른 이 영화가 ‘부산행’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좀비 장르의 흥행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