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민 기본권 제한될 수 있다"고 SNS에 글 남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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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 내용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

"기업경영권도 노동권만큼 존중돼야"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X(옛 트위터)에 글을 남기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고 했다.
이어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언급하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적었다.
글의 말미에는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는 사자성어를 덧붙였다.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삼성전자 총파업 D-3, 긴급조정권 카드 수면 위로
이 대통령이 "기본권도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 국면에서 처음이다.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 3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이 때문에 이번 SNS 메시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명분을 쌓는 차원의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긴급조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을 결정할 수 있다. 긴급조정이 공표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고, 공표일로부터 30일이 지나지 않으면 파업을 재개할 수 없다. 발동 전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4일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직접 언급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각 부처가 각자의 일을 한 것"이라면서도 "김 장관 메시지가 청와대와 조율 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힘을 실었다.

중노위 사후조정, 사실상 마지막 교섭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을 재개했다. 정부는 이번 교섭을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규정했다. 김 총리는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총리 대국민담화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아직 대화의 시간은 남아 있다"고 답을 아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이라는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면서도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이중 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노동절에도 노조 압박…이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
이 대통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동절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미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며 "노동자 모두가,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의식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노조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노조를 포함한 대형 사업장 노조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당시에도 지배적이었다.
이번 SNS 글은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헌법 조문을 직접 인용해 "기본권도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못을 박은 것은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법조계와 노동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삼성전자 파업, 왜 이렇게 민감한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이번 파업 예고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 문제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반도체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이 된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기준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과의 협상이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이미 예고된 총파업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삼성전자 역사상 주요 생산 공정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정부로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판단을 이미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그 결정에 앞서 여론과 헌법적 논리를 미리 정지시켜 두는 수순으로 읽힌다.

다음은 이 대통령 SNS 전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집니다.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습니다.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입니다. 과유불급 물극필반입니다.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