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 오늘 방한…이재명 대통령 고향 얀동서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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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나라현 회담 이후 넉 달 만의 답방
공급망·중동 정세 등 논의 전망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늘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찾은 데 대한 답방 성격이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과 공동언론발표에 이어 만찬과 친교 일정을 함께하며 한일 관계 발전 방향과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만남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한층 더 상징적인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대표 문화유적인 호류지 등을 함께 둘러보며 친교 일정을 가졌다. 당시 회담 무대가 일본의 수도 도쿄가 아닌 나라현이었다면 이번에는 서울이 아닌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이 무대가 됐다. 양국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오가며 만나는 모습 자체가 두 정상의 개인적 신뢰와 우의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마주한 뒤 올해 1월 일본 나라현에서 다시 회담했고 넉 달 만에 안동에서 다시 대좌하게 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양국 정상 간 소통의 빈도도 크게 높아졌다.
첫 ‘고향 답방’ 안동서 진행되는 한일 정상회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대구공항에 도착한 뒤 안동으로 이동하며 이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호텔 앞에서 직접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전통 의장대와 군악대를 배치하고 총리 차량을 호위하는 등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로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
안동 현지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주한 분위기다. 안동 주요 도로 곳곳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회담 장소와 숙소 주변에는 경찰 차량과 경호 인력이 배치됐고 경북경찰청과 안동경찰서를 비롯한 6개 경찰서는 최고 단계 비상근무인 ‘갑호 비상’에 들어갔다. 하회마을 일대에서도 경호와 행사 관계자들이 동선을 점검하며 막바지 준비를 이어갔다.

이번 회담 의제는 한일 관계를 넘어 국제 정세 전반으로 넓게 펼쳐질 전망이다. 양 정상은 경제와 사회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을 비롯해 국민 보호 문제와 공급망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수급 불안, 동북아 안보 환경, 자유로운 통상 질서 유지 문제도 주요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회담 결과는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공개된다.
안동찜닭부터 선유줄불놀이까지, 외교 무대 된 지역 문화
정상회담 이후 이어지는 만찬에는 안동의 전통성과 한일 화합의 의미가 함께 담긴다. 만찬상에는 안동 종가의 고조리서인 ‘수운잡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한식이 오른다. 안동찜닭의 원형으로 알려진 전통 닭요리 ‘전계아’를 비롯해 안동한우 갈비구이, 안동 쌀밥, 해물 신선로 등이 준비된다. 귀한 손님을 정성껏 맞이하는 안동의 선비 문화를 음식으로 풀어낸 구성이다.
만찬주에도 양국의 의미가 담긴다. 안동 전통주인 태사주와 안동소주가 오르고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 사케도 함께 마련된다. 후식으로는 한국 전통 디저트인 전약과 일본 전통 디저트인 모찌를 한 접시에 담아 한일 화합을 상징한다. 다카이치 총리의 숙소에는 안동의 밀과 참마 등 지역 식재료로 만든 월영약과와 태사주가 환영 선물로 비치된다.

친교 일정도 안동의 문화 자산을 중심으로 짜였다. 만찬 뒤에는 재일 한국계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피아노 연주와 실내악 공연이 이어진다. 이후 양 정상은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선유줄불놀이와 창작 판소리 공연 ‘흩어지는 불꽃처럼’을 관람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나라현 회담 당시 두 정상이 함께 드럼을 연주한 장면이 화제가 됐던 만큼 이번 안동 일정에서도 상징적인 친교 장면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안동구시장 깜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안동 들썩들썩” 시민 환호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 안동구시장을 깜짝 방문하며 지역 민심도 살폈다. 안동구시장은 안동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찜닭골목이 자리한 대표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시장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보고 싶었어요”, “꿈이야 생시야”, “고향 방문 환영합니다”라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한 상인은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함께 온다고 해서 안동이 들썩들썩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 요청에도 응했다. 순대와 어묵을 맛보던 중 음식이 푸짐하게 담기자 “조금만 주소”라고 사투리로 말해 현장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귤과 바나나, 김밥 등을 직접 맛보고 구입하며 상인들을 격려했고 시장 내 찜닭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시민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안동은 과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이 방문한 도시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하회마을과 전통문화가 다시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되면서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