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도 배달온다…쿠팡이츠, 24시간 배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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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강자들 '카테고리 무한' 승부수

주문하고 한 시간 안에 받는 게 더 이상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다.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적이고 있다. / 뉴스1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적이고 있다. / 뉴스1

퀵커머스가 유통업계의 부가 서비스에서 핵심 전쟁터로 바뀐 지 오래다. 그간 오프라인 집객에 주력하던 다이소가 서울 전역 배송에 나섰고, 쿠팡이츠는 19일부터 24시간 배달 체제를 전국 주요 광역시로 확대했다. 배달 플랫폼과 편의점, 오프라인 유통 강자까지 한판에 뛰어든 시장의 판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쿠팡이츠, 새벽 3시 공백 메운다

쿠팡이츠는 19일부터 전국 주요 광역시에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 자체 라이더 중심 구조를 고수해온 쿠팡이츠는 그간 새벽 3시 이후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있었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는 배달대행업체를 활용한 가게배달 방식으로 사실상 24시간 주문이 됐지만, 쿠팡이츠는 이 시간대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배민1플러스)도 새벽 3~6시 사이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쿠팡이츠는 이 틈새를 공략해 심야 퀵커머스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도 이 전략에 올라탔다. CU는 쿠팡이츠를 포켓CU와 연계해 전국 7500여 점포에서 새벽 3~6시 주문을 전격 허용한다. GS25도 쿠팡이츠를 통해 수도권 등 주요 1000여 개 점포에서 24시간 배달을 시작한다. GS25의 심야(밤 10시~새벽 3시) 시간대 매출은 지난해 11월부터 반년 새 42.7% 늘며 수요를 확인했다. 2025년 11월 17.4%였던 심야 배달 매출 비중이 2026년 4월 기준 21.7%로 4.3%포인트 올라섰다. 심야 시간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수치다. 심야 소비 품목은 스낵류(9.7%)가 가장 높고, 아이스크림(8.3%), 면류(7.8%), 탄산음료(6.8%), 빵류(5.7%) 순이다.

다이소 1600개 매장이 물류센터가 됐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다이소도 지난 14일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배송' 권역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3월 강남 3구 시범서비스 시작 13개월 만의 전역 확대다. 업계는 전국 1600여 개 오프라인 다이소 매장을 사실상 도심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적 신호탄으로 읽는다. 다이소몰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달 기준 513만 명이다. 균일가 가격 경쟁력과 오프라인 매장망이 결합하면 파급력은 더 커진다.

다이소의 가세로 퀵커머스 경쟁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뷰티·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에서는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과, 식품군에서는 배민B마트·쿠팡이츠 마트 등 기존 사업자와 서비스 영역이 충돌한다. 올리브영 오늘드림은 주문 후 3시간 내 배송을 위해 MFC를 지난해 하반기 18개에서 올해 초 22개로 늘렸다.

배민·쿠팡 양강 속 오프라인 유통사의 반격

배민은 2019년 시작한 B마트와 배민스토어를 2024년 5월 통합해 '장보기·쇼핑'으로 재편했다. 전국 80여 개 도심형 유통센터를 통해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평균 30분 내 배달한다. 지난해 12월 주문 수는 전월 대비 15.4%, 신규 고객은 30% 늘었다. 월 10회 이상 이용 고객도 전년 동월 대비 2배 증가했다. 쿠팡이츠는 별도 물류 거점 없이 반경 4km 안의 동네 매장 재고를 소비자와 바로 연결하는 '쿠팡이츠 쇼핑' 구조로 전환했다. 거점 구축 비용 없이 입점 매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마트는 SSG닷컴 '바로퀵'과 배민을 통해 반경 3km 이내 점포에서 상품을 피킹해 30분~1시간 내 배송한다. 바로퀵 시행 이후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이용객 수는 47%, 매출은 44% 늘었다. CU는 배민·요기요·쿠팡이츠 3대 배달 플랫폼에 모두 입점해 있다. 퀵커머스로 배달 가능한 품목은 3000여 개에서 8000여 개로 확대됐다.

수익성은 퀵커머스 전체의 풀리지 않은 숙제다. 건당 배송비는 3000~4000원 수준인데 평균 주문 금액이 1만~2만원대에 그쳐 단건으로는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도 지난해 외주 용역비(라이더 배달비)가 9447억 원 증가할 만큼 비용 압박이 커졌다. 업계는 "퀵커머스는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접점"이라며 카테고리와 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향후 유통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야식이나 간식에 국한됐던 배송 품목이 신선식품과 생필품, 뷰티, 패션으로 넓어지면서 퀵커머스가 일상 소비의 핵심 채널로 올라서고 있다. 1인 가구 확대, 수도권 중심의 인구 밀집, 스마트폰 보급 증가가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20~30대와 1~2인 가구,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초단기 배송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누가 소비자의 일상 소비를 가장 자주, 깊숙이 점유하느냐의 싸움으로 판이 바뀌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소비자의 생활 패턴 안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AI 추천과 개인화 쇼핑 기능이 결합하면서 플랫폼 락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