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까지…” '배그부부' 남편이 인스타에 올린 글, 모두를 울렸다

작성일

아내 떠나보낸 '배그부부' 남편이 남긴 마지막 당부

'배그부부' 아내 김혜빈(31)씨가 세상을 떠난 뒤, 남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하나가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배그부부' 아내 김혜빈 씨와 남편 / 배그부부 인스타그램
'배그부부' 아내 김혜빈 씨와 남편 / 배그부부 인스타그램

'배그부부' 남편은 아내가 별세한 후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인스타그램에 최근 긴 글을 올렸다. 그는 "배틀그라운드 전장에서 다시 보기로 했던 유저분들과의 기약. 혜빈이와 병실에서 우리가 나오는 방송 함께 보자고 했던 약속. 지켜주지 못했고,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내와 함께 출연한 '오은영 리포트' 방송 시청을 부탁하며 "떠나기 전까지 금식을 해야 됐던, 피치못할 사정으로 마지막 가는 길까지 음식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한 혜빈이를 위해 아래 음식들을 한번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드셔달라. 염치없지만 마지막으로 한번만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에서 공개된 배그부부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에서 공개된 배그부부 사연 / MBC

이어진 글에는 아내가 생전 좋아했던 음식과 음료 목록이 빼곡히 담겼다. 빽다방 옛날 미숫가루부터 카라멜 마키아또, 롯데리아 소프트콘, 신전떡볶이 로제떡볶이, 속초 영빈반점 짜장면까지 아내가 즐겨 먹던 것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적었다. 진라면은 야채스프를 빼고, 계란말이는 야채 없이 소금 간만 하고, 참치김밥은 깻잎 빼달라고 해야 한다는 식으로 아내만의 취향까지 세세하게 기록했다.

'배그부부' 남편이 아내 사망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 배그부부 인스타그램
'배그부부' 남편이 아내 사망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 배그부부 인스타그램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마다의 반응을 댓글로 남겼다. "바나나우유 단지... 최애 우유인데 먹을 때마다 혜빈씨 생각날 것 같다", "좋아하셨던 음료를 저도 준비해서 함께 볼게요", "매운 걸 잘못 드시고 달달한 거 좋아하시네요, 저랑 식성이 완전 잘 맞는데", "방송 보고 많이 울었다. 용기 내시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남편분께서 건강 챙기시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위암 투병 끝에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배그부부' 아내 김혜빈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위암 투병 끝에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배그부부' 아내 김혜빈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배그부부'는 지난 2월 온라인에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남편이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내에게 생전 가장 멋진 플레이를 선물해주고 싶다"며 아내에게 일부러 킬을 내어줄 유저를 모집하는 글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300여 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최종적으로 99명이 커스텀 매치에 함께했다. 아내는 그 경기에서 95킬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아내의 게임 화면에는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이라는 문구가 떴다. 남편은 당시 "위암 말기 선고 이후 처음으로 아내의 행복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배틀그라운드 커스텀 매치를 연 '배그부부' 사연 / 네이버카페 '배틀그라운드'
위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배틀그라운드 커스텀 매치를 연 '배그부부' 사연 / 네이버카페 '배틀그라운드'

이후 이 부부의 사연은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을 통해 전파를 탔다. 방송에는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출연진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담기며 촬영 현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아내 김혜빈 씨는 결혼 5년 만이자 둘째 출산 7개월 만에 복막 전이를 동반한 보르만 제4형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대장의 80%가 괴사된 상태였고, 수술과 항암 치료 모두 불가한 상황이었다. 3개월째 마약성 진통제를 맞으면서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한때 중환자실에서 승압제 3개, 인공호흡기, 신장 투석 장치를 달고 의식을 잃은 채 임종 선고를 받기도 했다.

남편은 두 아이를 재운 뒤 병원으로 향하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 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방송에서 아내는 영상 편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엄마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가면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는 곳도 많이 가자"고 했고, 남편은 "평범하게 살자. 버텨줘, 제발"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위암 투병 중에도 아이들을 걱정한 '배그부부' 아내 혜빈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위암 투병 중에도 아이들을 걱정한 '배그부부' 아내 혜빈 씨 / MBC '오은영 리포트'

결국 아내 김혜빈 씨는 117일간의 투병 끝에 지난 4월 24일, 31번째 생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제작진은 방송 말미에 "따스한 봄 햇살 같던 아내의 서른한 번째 생일이 다가올 무렵, 아내는 남편이 온 마음으로 지켜낸 117일의 소중한 기억을 안고 더 이상 아픔 없는 봄날로 긴 여행을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방송 이후 '배그부부' 아내 사망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 "정말 오열하면서 봤다. 그래도 두 분 사랑의 결실인 아이들이 있으니 힘내서 잘 살아가시길 바란다. 응원하겠다", "배틀그라운드 이벤트 때부터 응원해왔는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편분과 두 아이 세 가족을 위해 항상 응원하겠다. 아내분도 이제는 가족들을 항상 지켜주며 응원하실 것 같다", "부부의 사랑이 눈에 선연히 보이는 것 같았다.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겠다" 등 응원 섞인 댓글을 달며 고인을 추모했다.

유튜브, MBC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