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수위 높은 발언에 충격받은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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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언론, 한-이스라엘 외교 단절 가능성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규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집행 문제를 거론하자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이 이를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i24뉴스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이번 사안을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양국 외교 관계 속 최근 충돌”이라고 평가하며 공식적인 외교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네타냐후 총리 X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네타냐후 총리 X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재명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를 전범으로 규정…이스라엘이 활동가들을 불법 구금했다고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을 ‘집권 이후 이스라엘과 반복적으로 충돌해 온 좌파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ICC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 공식적인 외교 단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제이피드(JFeed)는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 해군의 나포를 ‘납치’로 규정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대이스라엘 발언 수위가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i24뉴스는 이 대통령이 유럽 국가 상당수가 ICC 영장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공해상에서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 없이 한국 국민을 체포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올이스라엘뉴스는 이스라엘 관리들이 이 대통령 발언에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전하면서 이스라엘 측 반박 논리도 함께 소개했다. 이스라엘 측은 탑승 활동가 중 한 명인 김아현씨가 과거에도 구호선단 활동에 참여한 전력이 있으며, 김동현씨 역시 가자지구 입경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번 선단에 대해 “하마스를 위한 홍보 쇼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이스라엘뉴스는 이번 발언이 한국 정부의 대이스라엘 외교 발언 수위가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1962년 수교 이후 군사·경제·기술 협력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까지 이어졌던 양국 관계가 이 대통령 집권 이후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8일 이스라엘 해군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 플로틸라’를 나포하면서 시작됐다. 50척 규모의 선단에는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김동현씨도 탑승해 있었으며, 이들은 이스라엘 측에 억류됐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선단 참가자 430여 명이 이스라엘 당국에 인계됐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전 당시 이스라엘 해군 3함대 사령관과 통화하며 “가자지구 하마스 고립 작전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차단했다”며 해군 대응을 치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안을 직접 언급하며 “최소한의 국제 규범이라는 게 있는데 다 어기고 있다”, “너무 비인도적이고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나포의) 법적 근거가 뭐냐. 거기가 이스라엘 영해냐”고 물은 뒤 “교전한다고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사람들을 잡아가도 되느냐. 법이고 자시고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ICC에서 어쨌든 전범으로 인정돼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위 실장이 “정확히 전범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체포영장은 발부돼 있다”고 답하자 “그럼 전쟁범죄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유럽의 거의 대부분 국가가 자국에 들어오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며 “우리도 판단해보자”고 말했다.

ICC 규정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회원국들은 원칙적으로 ICC 체포영장 집행 의무를 진다. 미국·중국·러시아·이스라엘은 ICC 비회원국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이 탑승한 선박의 나포와 억류 과정의 적법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