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두고 민주-국힘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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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정원오 구하기 관건선거" vs 민주 "오세훈 반성 기미 없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지하5층 공사현장을 찾아 크고 작은 균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지하5층 공사현장을 찾아 크고 작은 균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최보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4일 논평을 내고 "선거 막판 판세가 흔들리자 중앙 권력을 총동원해 벌이는 '정원오(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일병 구하기'이자 관권선거"라며 정부·여당을 직격했다.

최 단장은 "서울시는 지난 6개월간 여섯 차례에 걸쳐 국토부 국가철도공단에 관련 내역을 보고했고 보강 공사도 진행해왔다"며 "그동안 침묵하던 정부·여당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대통령 지시, 국토부 장관 현장 방문, 경찰 내사, 민주당 태스크포스(TF)까지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단장은 "정상적인 행정 절차를 거대한 비리인 양 몰아가며 대책 없는 공사 중단 압박으로 키우는 것 자체가 기획된 정치공세의 명백한 증거"라며 "국토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 국가유산청장도 모자라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근 괴담'에 힘을 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GTX-A는 특정 후보의 표 계산을 위한 선거 소품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주민들이 출퇴근 지옥 속에서 수년간 간절히 기다려온 핵심 교통 인프라인데, 정치 공세로 공사가 멈추고 개통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이라고 했다.

최 단장은 오세훈 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GTX-A 단일 주제 끝장 토론'에 정원오 후보가 응할 것을 촉구했다. 최 단장은 "정상적인 보고 절차가 있었는지,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정밀 보강 조치로 안전 확보가 가능한지 유권자 앞에서 낱낱이 가려내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 후보가 토론장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 있다면 유세장 마이크 뒤에 숨어 공포를 조장할 것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근거를 제시하고 검증받으면 될 일"이라며 "안전을 핑계로 토론을 거부하는 행태야말로 시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외면하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몰아붙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세미나를 마친 후 GTX-A 삼성역 공사 철근 누락 문제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세미나를 마친 후 GTX-A 삼성역 공사 철근 누락 문제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민주당은 전날 이주희 원내대변인 명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먼저 공세를 폈다. 이 대변인은 "GTX-A 삼성역 토목 3공구 천장에만 422군데의 균열이 발생하고 철근 2570개가 누락된 부실 현장 위에 지하 4층, 3층이 위태롭게 올라가고 있다"며 "이미 지상에 대규모 복합상업단지가 있고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삼성역 인근에서 대형 참사에 대한 우려가 어떻게 기우이겠느냐"고 했다.

이 대변인은 오세훈 후보 측이 정부의 안전 점검을 '범정권 차원의 스토킹'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정당한 행정 조치와 합당한 지적을 흑색선전으로 폄훼하는 모습을 보면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시정이 오죽 엉망이면 중앙정부가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직접 점검에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 후보는 삼성역 공사 현장에 왜 안 가느냐. 정 후보가 두 번을 다녀오고 국회 행안위·국토위가 함께 점검하는데 부실시공과 감리,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는 나와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GTX-A 삼성역 문제를 오 후보의 10년 시정 실패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이 대변인은 "이미 몇 차례나 멈춰 선 한강버스는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세운상가 재개발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 속에 유네스코(UNESCO)로부터 권고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의 반대 속에도 광화문광장에 밀어붙인 '감사의 정원' 역시 바닥 돌이 일어나는 등 또다시 부실과 안전 문제를 노출했다"고 나열했다. 그러면서 "막강한 경제력과 인적·문화적 역량을 갖춘 서울의 엔진을 꺼뜨리고 혈세를 낭비하며 시민들을 불안과 화병으로 내몬 오세훈의 실정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했다.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선 지하 5층 기둥 일부에서 설계상 들어가야 할 주철근이 누락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둥 80본 중 50본이 주철근을 2열로 시공해야 하는데 1열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도면을 검토하던 중 이 사실을 발견해 서울시에 자진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차례에 걸쳐 국가철도공단에 관련 내역을 보고하고 보강 공사를 병행해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민주당은 이를 은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21일 관계 부처에 긴급 안전 점검을 지시하면서 이 문제는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정 후보는 현장을 방문해 "균열이 굉장히 많다. 철근 누락이 발견됐는데도 왜 공사를 계속하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당선 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기술 검토를 거쳐 공사와 안전 보강을 병행해도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며 "정 후보가 시민 불안을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서울시는 김성보 권한대행을 통해 "전혀 은폐할 생각도 없었고 은폐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19차례 전문가 회의와 현장 점검까지 진행했으며 핵심은 사후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