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도 오열...한쪽 팔만 남은 남편 '결혼지옥'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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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팔다리 잃은 남편, 아내가 된 '손발 부부'의 사랑
극심한 외상 후 절망 딛고 함께 일어서다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이 또 한 번 깊은 울림을 예고했다.
이번에는 예기치 못한 대형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남편, 그리고 그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찾는다.
25일 방송되는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 2부에는 이른바 ‘손발 부부’의 사연이 공개된다. 프로그램은 과거 큰 반향을 일으켰던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이 선보이는 특집 다큐 형식으로, 지난 방송에서는 시한부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며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이번 방송의 주인공인 남편은 과거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대형 사고를 당했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 아래로 자전거째 빨려 들어가면서 신체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결국 두 다리와 왼팔을 잃었다. 사고 당시 상황은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한다.

남편은 방송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팔이 타이어에 끼고 자전거가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팔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며 “그 순간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죽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사고 직후 아내가 겪었던 절망과 공포도 함께 공개된다. 아내는 남편이 수술실로 들어간 뒤 생사를 알 수 없는 시간을 버텨야 했다며 “그때는 그냥 살아만 달라고 기도했다. 죽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남편은 이후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고 한다.
남편은 “팔다리가 없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그냥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단순한 신체적 상실을 넘어 삶 전체가 무너지는 감각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식사부터 이동, 일상생활 전반을 도우며 남편이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남편을 씻기고 옷을 입히며 하루를 함께 버텨내는 부부의 실제 일상이 담길 예정이다.
사고 이후 남편을 괴롭히는 것은 육체적 장애만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사고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른바 PTSD 증상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눈을 감으면 사고 순간이 계속 생각난다”며 “왜 그날 자전거를 탔을까, 왜 그 길로 갔을까 후회가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사고나 재난, 폭력 등을 경험한 뒤 나타나는 정신적 후유증이다. 사고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악몽을 꾸고, 특정 장소나 상황을 극도로 회피하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심한 경우 불안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교통사고 생존자에게 PTSD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가 회복된 이후에도 사고 당시 공포가 뇌에 강하게 각인되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중증 사고 피해자 상당수는 사고 이후 수년간 불안과 공포,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번 방송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남편뿐 아니라 아내 역시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PTSD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고를 직접 당한 사람뿐 아니라 옆에서 지켜본 가족도 간접 외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증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은 극심한 돌봄 스트레스와 우울감,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갑작스럽게 장애를 입었을 경우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 역할 변화가 동시에 몰려오며 심리적 압박이 커진다.
그럼에도 방송 속 아내는 남편에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남편 역시 “아내가 없었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한다. 신체 일부를 잃고 삶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서로를 붙잡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제작진은 이번 방송에 대해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은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