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벌써 푹푹 찌더니…한국 사람들 기겁할 올해 여름 날씨 전망 나왔다

작성일

북극 해빙 감소와 북태평양 고수온, 올여름 '역대급 더위' 경고
6월~7월 60% 확률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 습열까지 겹칠 우려

올여름 한반도를 강타할 폭염과 열대야가 예년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북극 해빙 감소, 북태평양 고수온, 엘니뇨 발달이라는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이른바 '역대급 더위 신호'가 동시에 켜졌다는 분석이다.

역대급 폭염이 몰려온다는 2026년 여름 서울 도심 풍경을 AI로 만든 이미지 / 위키트리
역대급 폭염이 몰려온다는 2026년 여름 서울 도심 풍경을 AI로 만든 이미지 / 위키트리

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지난 27일 언론인 대상 '한국의 폭염 현황·전망·경보체계 개편' 기상강좌에서 "올해 우리나라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평년보다 매우 높다"고 밝혔다.

■ 북극 해빙, 위성 관측 48년 만에 최소

이 교수가 올여름 폭염의 첫 번째 신호로 지목한 것은 북극 해빙의 급격한 감소다. 미국 국가설빙데이터센터(NSIDC)와 항공우주국(NASA)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은 1천429만㎢로,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후 48년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 역대 최저권을 맴돌고 있으며, 이 흐름은 6월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바렌츠-카라해를 중심으로 한 북극 해빙의 용융은 양의 북극진동과 관련이 있다"면서 "양의 북극진동이 발생하면 중위도에 고기압들이 정체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1994년과 2018년에 강력한 폭염을 일으킨 바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진동은 북극 주변을 순환하는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기상 현상이다. 양의 북극진동 상태에서는 대기 상층 제트기류의 동서 흐름이 강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히고, 그 결과 중위도 지역 기온이 상승하게 된다. 한반도가 바로 그 중위도에 위치해 있다.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는 어린이 / 뉴스1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는 어린이 / 뉴스1

■ 북태평양 수온 2020년대 들어 줄곧 고온

두 번째 변수는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2020년대 이후 역대급 고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바닷물이 뜨거우면 한반도로 유입되는 공기 자체가 더 덥고 습해지기 때문에 기온 상승과 열대야를 동시에 부추기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교수는 "해수면 온도는 전 지구 기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열대 대양) 해수면 온도가 지난겨울에는 그렇게 높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현재는 엘니뇨의 발달과 함께 역대 1위를 위협할 정도로 올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한반도뿐 아니라 북반구 전체적으로 온화할 가능성과 해수의 열에너지 축적으로 인해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4년은 전국 폭염일수 역대 2위, 열대야 1위를 기록했고, 2025년에도 두 지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65개 관측지점을 분석한 결과, 일최고기온은 10년마다 0.29도씩, 일최저기온은 0.39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 기온 상승폭이 낮 기온보다 가파르다는 점이 열대야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 모여 있는 모습 / 뉴스1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 모여 있는 모습 / 뉴스1

■ 엘니뇨는 변수…"불확실성 존재"

세 번째 변수는 현재 빠르게 발달 중인 엘니뇨다. 다만 이 교수는 엘니뇨의 영향이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정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전 지구적으로는 기온이 오르겠지만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면서 "장기간 통계에 따르면 엘니뇨는 부산과 남해안 일부에 강수를 증가시키는 것 말고는 한반도 쪽에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이 선행연구 결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엘니뇨는 10년에 1∼2번 발생해 표본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엘니뇨가 나타났던 2018년과 2023년에 모두 평년보다 무더운 여름이 기록됐다는 사실을 짚었다. 또 "이른 엘니뇨 전환과 북대서양 해수 온도의 변동에 따라 전망에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기상청 공식 전망…6·7월 더울 확률 60%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 6~8월 기후 전망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월과 7월 각각 60%, 8월은 50%로 제시됐다. 반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세 달 모두 10%에 그쳤다.

강수량도 예년 수준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6월과 7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많을 확률은 각각 40%로 전망됐으며, 기상청은 전월 전망 대비 강수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기온과 강수량이 함께 오르면 습도까지 높아져 체감 더위는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이 교수는 "6~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경우 습열(Humid Heat)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근 3년간 북극 해빙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녹아 있고 북태평양 수온이 높은 상태가 2020년대 이후 쭉 유지되고 있다"면서 "올해도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서 우리나라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을 평년보다 매우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야를 피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 / 뉴스1
열대야를 피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 / 뉴스1

■ 태풍 '장미' 북상 중…여름철 태풍 영향은 평년 수준

한편 제6호 태풍 '장미'는 지난 29일 오전 9시 기준 팔라우 북쪽 약 850㎞ 부근 해상을 지나며 북상 중이다. 29일 밤 '강도 2'로 세력을 키운 뒤 30일 밤에는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도 3'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장미는 다음 달 2일 일본 오키나와 방향으로 진로를 바꿔 3일 오전에는 일본 오사카 남서쪽 약 300㎞ 해상으로 향할 것으로 예측됐다. 예상 경로대로라면 우리나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기상청은 태풍 경로가 유동적인 만큼 이후 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여름철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수는 평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예측모델 분석 결과 태풍 영향 수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67%,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은 20%, 많을 가능성은 13%였다. 기상청은 북서태평양 열대 해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열대저기압 발생과 발달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반도 주변 해역 수온 역시 높아 태풍이 북상할 경우 세력을 유지하기 쉬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