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이명박의 입에서 나온 "나쁜 사람"... 대체 누굴 겨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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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한동훈 겨냥한 것"... 한동훈 측 "무슨 소리!"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가 이날 돼지국밥집에서 후보들에게 건넨 발언을 두고 박민식 후보와 한동훈 북구갑 후보 측이 정면 충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형준 후보 지지 발언을 하기 위해 해운대 구남로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후 유세 차량 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형준 후보 지지 발언을 하기 위해 해운대 구남로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후 유세 차량 부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전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인근 돼지국밥집에서 박형준 후보, 박민식 후보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박민식 후보를 향해 "끝까지 싸우라. 선한 사람이 나쁜 사람하고 싸우면 이겨야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 직후 박민식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통령 발언을 공개하며 이 전 대통령이 말한 '나쁜 사람'이 사실상 자신의 경쟁자인 한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 전 대통령이 "제 손을 꽉 잡으시고 힘주어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며 "단순한 격려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보수의 가치를 흔든 사람을 반드시 이겨달라는 우리 보수 지지자들의 준엄한 명령이자 우리 국민의힘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하고 더불민주당에 환희를 안겨준 사람을 심판받도록 하라는 간절한 바람"이라면서 한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박민식 후보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숫자 놀음, 온갖 공작과 조작, 민심을 왜곡하는 나쁜 정치"라며 "이 나쁜 정치가 보수의 탈을 쓴다면, 보수는 다시 수렁에 빠진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한다"라며 재차 한 후보를 정조준했다.

박민식 후보는 "나쁜 정치는 숫자로 사람을 죽이려 하지만, 선한 정치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긴다"며 "보수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흩어진 마음을 다시 모으기 위해 북구갑에서 박민식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수영로교회를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예배 일정 등을 소화하기 위해 교회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수영로교회를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예배 일정 등을 소화하기 위해 교회당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전날 늦은 밤 친한동훈계 인사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반박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MB를 수행해 부산에 내려갔던 분이 연락해왔다"며 "그는 'MB가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싸우니 이기라고 한 건 민주당을 상대로 이기라는 뜻이었는데 박민식 후보가 마치 자신은 선하고 한동훈은 나쁜 후보라고 MB가 말한 것처럼 얘기해 황당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아울러 박형준 후보 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박민식 후보는 이번 유세에 초청받지 않고 스스로 찾아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지 말고 사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저도 선거는 여러 번 치렀지만 특별히 부산시장 선거에 깊은 애정을 갖고 왔다"며 "이번 6·3 선거에서 제가 마이크를 잡은 것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말로 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일하는 시장을 뽑아야 부산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실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대표적인 친이명박계 인사다.

이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들 27일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박형준 후보를 지원한 지 나흘 만이다.

한편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해양수산부 폐지로 부산의 위상을 추락시킨 책임 세력이 다시 부산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선대위는 "당시 정부조직개편에 참여했던 박형준 후보가 이에 대한 반성과 책임 없이 다시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