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 많다... 마요네즈 튜브용기 입구가 '별' 모양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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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만스도 하인즈도 못 뚫는 나라 한국

오뚜기 마요네즈(오뚜기 제품 이름은 마요네스)를 쓸 때마다 한 번쯤은 봤을 거다. 튜브 끝의 별 모양 입구. 왜 둥글지 않고 별 모양일까. 그냥 디자인인가 싶어 넘기기 일쑤지만 거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제경영작가 김바비(김영준)는 유튜브 채널 '14F'의 코너 '돈슐랭'에서 이 물음에 답을 내놓은 바 있다. 돈슐랭은 '일상적 소비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기획한 코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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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비에 따르면 마요네즈를 짰을 때 한 덩어리로 뭉개지는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별 모양 입구가 고안됐다. 마요네즈를 짰을 때 한 덩어리로 뭉개지는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했다는 게 김바비의 설명이다.

오뚜기 마요네스 입구가 별 모양인 이유는 마요네즈 특유의 점성 때문에 한 덩어리로 뭉개지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원형 입구로 짜면 모양이 뭉쳐서 볼품없어지지만 별 모양 입구를 통과하면 표면에 결이 생기면서 샐러드나 요리 위에 먹음직스럽고 예쁜 모양을 유지하며 장식할 수 있다. 즉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능적 설계다.

케첩의 입구는 일자형이나 둥근 모양이 많은 반면, 마요네즈가 유독 별 모양인 이유도 이 점성 차이 때문이다. 케첩은 상대적으로 묽어서 짜고 나면 모양이 금방 퍼지지만, 마요네즈는 형태 유지가 잘 되기 때문에 별 모양 입구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오뚜기 마요네스 / 오뚜기 제공
오뚜기 마요네스 / 오뚜기 제공

뚜껑 이야기도 나왔다. 케첩은 한 번에 열리는 원터치 캡을 쓰고, 마요네즈는 돌려서 여는 스크류 캡을 쓴다. 이유가 있다. 마요네즈는 기름이 많아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 반응이 일어나기 쉽다. 밀폐력이 좋은 스크류 캡이 필요한 이유다. 반면 케첩은 산성 제품이라 보관에 그만큼 민감하지 않아 원터치 캡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마요네즈 튜브 하나에도 꽤 많은 고민이 담겨 있다. 그 튜브 용기 자체도 사실은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마요네즈는 원래 유리병에 담아 팔았다. 폴리에스터 튜브 용기를 처음 선보인 건 1958년 일본의 큐피 마요네즈였다. 위생적인 데다 짜기 쉽고 산소 노출도 줄일 수 있어 유리병보다 훨씬 편리했다. 오뚜기가 이 방식을 들여온 건 1979년 큐피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마요네즈 품질 개선에 나서면서부터다. 지금 우리가 손에 쥐는 그 튜브의 원형이 사실 여기서 비롯됐다.

오뚜기가 큐피와 손을 잡은 데는 배경이 있다. 1970년대 후반 국내 마요네즈 시장에 경쟁자가 뛰어들었다. 크노르와 제휴를 맺고 마요네즈를 만들겠다고 나선 기업이었다. 오뚜기로선 위협적인 상황이었다. 당시 회사가 꺼낸 카드가 큐피와의 기술 제휴였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적중했다. 이후 국내 소스 시장에서 오뚜기의 경쟁자는 사실상 사라졌다. 글로벌 브랜드인 헬만스 마요네즈나 하인즈 케첩이 한국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오뚜기의 지배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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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마요네즈를 처음 출시한 건 1972년이다. 1971년 케첩을 내놓은 지 1년 만이었다. 본격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건 1970년대 중반부터로, 중산층 소비자들이 즐겨 먹기 시작하면서다. 당시엔 샌드위치, 과일 샐러드, 감자 샐러드에 주로 쓰였고 마른 오징어나 먹태 같은 안주 소스로도 인기가 있었다.

마요네즈 자체의 역사는 훨씬 길다. 통설로는 18세기 중반 프랑스군이 지중해의 메노르카 섬 마온 요새를 점령한 것을 기념해 소스를 만들어 전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이것도 주장이 엇갈린다. 당시 점령군을 이끌던 리슐리외 공작의 요리사가 만들었다는 설, 메노르카 현지인들이 이미 먹고 있던 소스를 프랑스군이 배워간 것뿐이라는 설, 아예 프랑스 바이온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설까지 연구자마다 다르다. 분명한 건 마요네즈와 비슷한 소스들이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스페인과 남프랑스에서 로마 시대부터 쓰이던 아이올리 소스, 17세기 초 기록이 처음 등장하는 홀랜다이즈 소스가 대표적이다. 아이올리는 마늘을 절구로 으깬 뒤 소금과 올리브유를 넣어 섞은 것으로, 레시피에서 마늘만 빼면 마요네즈와 거의 같다. 홀랜다이즈는 계란 노른자와 녹인 버터로 만드는데, 버터 대신 올리브유를 쓰면 마요네즈가 된다. 셋은 사실상 형제 격인 소스다.

그럼에도 마요네즈만 세계적인 인기를 끈 데는 이유가 있다. 아이올리는 마늘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렸고, 남유럽 요리 자체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유럽과 미국에서 홀대를 받았다. 홀랜다이즈는 보존 기간이 짧고 상온에서 굳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마요네즈는 보존 기간도 길고 상온에서도 기름이 분리되지 않는다. 강한 향신료도 없어 취향을 크게 타지 않았다. 프랑스를 넘어 독일, 영국, 러시아, 미국으로 퍼져나간 배경이다.

전 세계에서 마요네즈를 가장 열광적으로 먹는 나라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다. 날씨가 춥고 채소도 잘 자라지 않으며 향신료도 부족한 환경에서 제한적인 식재료로 만든 투박한 요리에 풍미와 칼로리를 더해 주는 역할을 마요네즈가 해왔다. 전체 소비량으로는 전 세계 마요네즈의 절반이 미국에서 소비된다. 미국에 마요네즈가 등장한 건 1838년께다. 스위스 출신의 델모니코 형제가 맨해튼에서 랍스터 마요네즈와 치킨 마요네즈를 팔면서 뉴욕에 수제 마요네즈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리처드 헬만이 어머니의 레시피로 만든 마요네즈를 병에 담아 팔기 시작했고, 1922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마요네즈 공장을 세웠다. 지금 유니레버 산하의 헬만스 마요네즈가 그 뿌리다.

일본에는 1925년 큐피 마요네즈가 등장했다. 나카지마 토이치로가 미국 연수 중 마요네즈를 접하고 일본으로 들여온 것이다. 올리브유 대신 대두유나 유채유를, 일반 식초 대신 쌀 식초를 써 유럽·미국의 마요네즈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냈다. 출시 초기엔 마요네즈를 처음 접한 일본인들이 화장품인 줄 알고 머리에 바르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일본 내 마요네즈 시장 점유율의 60~70%를 차지한다.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 사람이라는 뜻의 '마유'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마요네즈 문화가 깊이 뿌리내렸다.

'14F' 유튜브 채널에 '미국에서 케첩보다 마요네즈가 더 많이 팔리는 이유'란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