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키오스크 앞에서 노부부 도와드렸더니, VIP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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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벽에 갇힌 고령층, 작은 친절이 건넨 희망의 물결

영화관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던 노부부를 도운 한 시민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단순한 친절에서 시작된 행동이 예상치 못한 방식의 보답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일상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에 CGV에서 노부부를 도와드린 적이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글 작성자 A씨는 영화관 키오스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노부부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노부부는 영화 티켓을 발권하려 했지만 무인 단말기 사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뒤에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서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다른 이용객들에게 순서를 양보하며 한참 동안 발권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를 본 A씨는 직접 다가가 도움을 건넸다. 노부부는 평소에도 영화를 좋아해 영화관을 자주 찾았지만, 직원이 없는 무인 운영 시간대에는 이용 방법을 몰라 그냥 돌아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A씨는 단순히 대신 발권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노부부가 스스로 이용 방법을 익히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근처에서 종이를 구해 키오스크 이용 순서를 하나하나 적어줬다. 메뉴 선택 방법부터 좌석 지정, 결제, 티켓 출력까지 과정을 정리해 건넨 것이다.

노부부는 고맙다는 뜻을 전하며 보답하고 싶다고 했지만 A씨는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영화관 포인트라도 적립해주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후 자녀의 번호를 등록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며 A씨의 연락처를 받아갔고, 이후 영화관을 방문할 때마다 A씨 번호로 포인트를 적립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원래 1년에 영화를 세 번 정도밖에 보지 않는데 어느 날 보니 VIP 등급이 돼 있었다"며 웃었다. 노부부가 꾸준히 포인트를 적립해준 덕분이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 이야기", "요즘 보기 드문 훈훈한 소식", "작은 친절이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사연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와 모바일 앱,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편리함은 커졌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 경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보다 더 많은 노인들이 무인 주문기나 무인 발권기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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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음식 주문이나 영화 예매, 기차표 발권, 병원 접수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서비스일수록 고령층의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면 글씨가 작거나 절차가 복잡한 경우, 이용 시간이 제한된 경우에는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용자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정보단말기를 말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는 다양한 접근성 기능이 탑재된다. 화면 글씨를 크게 확대할 수 있고 음성 안내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출력 기능,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안내,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높이 조절 기능 등도 적용될 수 있다.

또 점자 표기나 촉각 표시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화면 조작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고령층도 천천히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에 따라 배리어프리 기능을 갖춘 키오스크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과 고령자 모두가 차별 없이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이 편리함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모든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노부부와 시민의 사연은 단순한 미담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과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누군가는 더욱 편리해지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소외될 수 있다. 작은 친절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