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찢었다…“후보 잘못 찍었다”며 긴 항의까지 하다 결국
작성일
투표소 곳곳서 유권자 소란 경찰 출동, 하루 88건 신고
투표용지 훼손·반출로 적발된 유권자들, 법적 처벌 대상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 유권자 소란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선거 관련 112 신고는 총 88건이다. 유형별로는 투표방해·소란 14건, 교통불편 3건, 오인 신고 등 기타 71건으로 집계됐다.
울산에서는 오전 6시 45분께 중구 중앙동 한 투표소에서 30대 A씨가 기표를 마친 뒤 "후보를 잘못 찍었으니 용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선거사무원이 규정상 불가하다고 답하자 A씨는 용지를 찢어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선거사무원이 용지 유출을 막아서자 A씨는 훼손된 용지를 바닥에 버렸다. 울산시선관위는 A씨를 상대로 고발 등 조치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오전 8시 55분께 울산 남구 달동 한 투표소에서는 80대 B씨가 대기 줄이 지나치게 길다며 항의하다 선거관리인을 밀치는 일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행위의 경중을 고려해 B씨를 계도한 뒤 귀가 조치했다.
또 오전 7시 50분께 남구 옥동 한 투표소에서는 선거사무원이 유권자에게 투표용지 2장을 착오로 배부했다가, 해당 유권자가 한 장에만 기표한 뒤 나머지를 반납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에서도 오전 6시 28분께 동대문구 한 투표소에서 6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가려다 제지당하자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일으켰다.
오전 7시 40분께에는 구로구 한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60대 남성이 담당 투표소로 가라는 안내를 받자 선거관리인의 팔을 치고 잡아끄는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관내에서만 오전 9시 기준 총 33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 광주시 신현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오전 7시 46분께 70대 남성이 "투표용지 3장 중 2장만 교부받았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산 확인 결과 해당 남성에게 정상적으로 3장이 출력·지급된 것으로 파악돼 오인 신고로 종결됐다.
하남시 감일동 투표소에서는 오전 8시 32분께 6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모두 받지 못했다"고 항의했으나 역시 착각으로 확인돼 현장 계도 조치로 마무리됐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투표소 밖으로 반출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166조 위반에 해당하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 이상 징후 발생 시 관할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도록 사무원들에게 지침을 내린 상태이다.
경찰청은 이날 전국 경찰관서에 24시간 가동하는 선거경비 통합상황실을 운영하며 투·개표소 경비와 투표함 이송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66조
공직선거법 제166조는 "투표소 내외에서의 소란언동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다.
투표소 안이나 투표소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언동을 할 경우, 투표관리관 또는 투표사무원이 이를 제지할 수 있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해당 사람을 투표소 또는 제한구역 밖으로 퇴거시킬 수 있으며, 필요하면 경찰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퇴거당한 선거인은 원칙적으로 다른 선거인들의 투표가 끝난 뒤 마지막에 투표하게 된다. 다만 질서 유지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되면 그 전에 투표할 수도 있다.
선거일에는 법에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완장, 배지, 흉장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표시물을 착용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정은 사전투표소에도 준용된다. 즉 사전투표소에서도 선거운동성 발언이나 소란행위는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