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떠난 시골 폐교였는데… 초록빛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국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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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서 생태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아미 미술관'
충남 당진의 아미산 자락 아래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시골 분교가 자리해 있다. 이곳은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어 새로운 생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구 감소로 학생이 끊겨 문을 닫았던 옛 유동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이곳의 정체를 소개한다.

사계절의 흐름과 현대 예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당진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은 아미미술관이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전국적인 감성 여행의 성지로 떠오른 이곳은 한 예술가 부부의 집념에서 시작됐다.
폐교의 쓸쓸함을 지우고 피어난 '예술의 터전'

1993년 소박했던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가 문을 닫자, 서양화가 박기호 관장과 설치미술가 구현숙 관장 부부가 방치된 공간을 작업실로 임대하며 이곳과의 인연을 맺었다. 오랜 시간 동안 부부는 폐교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를 정비했다. 1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학교 주변에 나무와 꽃을 심으며 미술관으로 변신을 준비했다. 부부의 노력끝에 이곳은 마침내 2011년 사립미술관으로 정식 개관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술관의 이름인 ‘아미(Ami)’에는 중의적인 뜻이 담겨 있다. 미술관이 위치한 아미산의 명칭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아미산은 산의 능선이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동시에 프랑스어로 ‘친구’를 뜻하는 단어(Ami)와도 발음이 같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미술관이 되겠다는 예술가 부부의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초등학교의 외형과 내부 구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자연과의 유기적 결합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단층으로 길게 뻗은 흰색의 옛 교사 건물 외벽은 담쟁이덩굴(아이비)로 덮여 있어 마치 거대한 초록빛 유기체를 연상시킨다. 인위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넝쿨식물들이 건물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건축물이 자연의 일부로 녹아드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콘크리트 건물이 주는 삭막함 대신 자연 그대로의 질감과 색채를 입혀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술관 내부는 과거 학교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재구성됐다. 교실을 나누던 벽들을 헐어 길쭉한 형태의 전시장으로 개조했고, 복도 쪽의 커다란 격자형 창문들은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채광창 역할을 한다. 또 삐걱거리는 나뭇결이 살아있는 바닥과 천장의 목조 서까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한다. 낡은 책상과 걸상 등의 소품을 철거하지 않고 전시장 곳곳에 그대로 배치해 둔 점도 인상적이다.

야외 공간 역시 하나의 거대한 자연 작품처럼 보인다. 미술관의 백미로 꼽히는 야외 정원은 구현숙 관장이 프랑스 유학 시절 보았던 거장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가꾼 것으로 알려졌다. 옛 운동장 자리에는 잔디가 푸르게 깔렸고, 주변으로 수국, 겹벚꽃, 연산홍, 은행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야생화들이 사계절 내내 번갈아 가며 꽃을 피운다.
아미미술관 찾아가는 길
아미미술관은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753-4에 위치해 있다. 서울 근교에 있어 수도권 및 인근 대도시에서 이동이 용이하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나들목(IC)에서 빠져나와 순성면 방면으로 약 10분 정도 달리면 닿을 수 있다. 미술관 정문 앞에는 차량 약 100여 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전용 무료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이라면 당진버스터미널을 거점으로 삼는 동선이 가장 편리하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타고 당진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터미널 앞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순성이나 합덕 방면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로 환승하면 된다. 버스를 타면 약 25분 소요되며, ‘성북리’ 또는 ‘아미미술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미술관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7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아미미술관(0507-1412-1556)에 직접 문의할 수 있다. 주말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매주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나뉘어 진행된다.
국내 1호 낙농 체험 목장

미술관에서 차로 약 20분이면 도착하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도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이곳은 우리나라 낙농업의 역사와 함께해 온 국내 1호 낙농 체험 목장이다. 1968년 평택에서 시작해 1978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고, 2004년부터 일반에 개방됐다. 현재는 약 30만 평 규모의 거대한 자연 친화적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충남 예산군에 걸쳐 있지만, 당진 시내 및 아미미술관과 매우 가까워 당진 여행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목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이용료는 성인 1만1000원, 소인 8000원이다. 이 밖에 승마체험(1만 원), 아이스크림 만들기(1만3000원), 낙농체험(7000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특히 5~6월에 방문하면 드넓은 대지가 만개한 수레국화로 가득차 보랏빛으로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수국과 녹음,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다. 목장의 사진 명소는 넓은 푸른 초원 한가운데에 서 있는 초록 문과 노란 문이다. 문을 열고 나가는 듯한 입체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