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0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아직도 ‘인생 영화’로 꼽히는 로맨스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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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9배 흥행·로튼토마토 100% 명작 '비포 선라이즈' 오는 18일 재개봉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대표작이자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가슴을 울린 로맨스 영화의 바이블 '비포 선라이즈'가 개봉 3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국내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제작비 9배 흥행·로튼토마토 100% 명작 '비포 선라이즈' / CJ CGV
제작비 9배 흥행·로튼토마토 100% 명작 '비포 선라이즈' / CJ CGV

1995년 처음 세상에 공개된 '비포 선라이즈'는 유럽 횡단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 청년 제시(에단 호크 분)와 프랑스 여대생 셀린(줄리 델피 분)이 오스트리아 비앤나에서 단 하루를 함께 보내며 잊지 못할 인연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이후 3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수많은 관객들에게 '생애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손꼽히며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 하루가 만들어낸 마법 같은 이야기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 앉게 된 제시와 셀린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짧은 시간 동안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린 두 사람은 아무런 계획도, 예정된 일정도 없이 충동적으로 기차에서 내리게 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낯선 거리 위에서 두 사람은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하며 단 하루 동안의 꿈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출연 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영화 '비포 선라이즈' 출연 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난 우리가 지금 마치 꿈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라는 극 중 대사처럼 영화는 이들이 보낸 하룻밤의 찰나 같은 순간을 통해 '우연이 어떻게 영원이 되는지'를 아름답게 증명한다. 깊은 대사와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품은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풋풋하면서도 강렬한 연기가 더해져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던 사랑의 본질적인 감각을 자극한다.

제작비 9배 흥행 신화, 로튼토마토 100%의 전설

'비포 선라이즈'는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이례적인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개봉 당시에 250만 달러(한화 약 34억 원)의 전형적인 저예산 독립영화 규모로 제작됐으나 개봉 이후 관객들의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며 전 세계적으로 총 2250만 달러(한화 약 308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벌어들였다. 이는 초기 제작비의 무려 9배에 달하는 초대형 흥행 기록이다.

서로 마주 보며 미소 짓고 있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서로 마주 보며 미소 짓고 있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완성도에 대한 평가 역시 압도적이다. 미국의 영화 비평 전문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라는 극히 보기 드문 만점 기록을 세웠으며 평론가들로부터 "로맨스 장르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예술"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로맨스 장르의 교본이자 지표로 자리매김하며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대사들이 다 주옥같아서 메모해둬야 할 듯. 두 사람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서 같이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 비엔나의 골목도 예쁘고", " 삶과 죽음, 사랑과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지저귐. 그리고 포용.", "감동 다시 사랑한다면 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지에서 사랑에 빠진 이들의 달콤한 대화를 엿듣는 기분", "배경을 너무 아름답게 잘 표현했고 남녀 사이의 대화를 어떻게 그렇게 쓸 수 있는지 표현이 너무 좋았다", "평양냉면 같은 영화 3번은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비엔나'의 이국적인 풍경과 90년대 아날로그 감성

극적인 사건이나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관객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작품을 스크린에서 더 깊이 있게 감상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핵심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함께 식사 하고 있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함께 식사 하고 있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 CJ CGV

영화의 가장 독보적인 특징은 화려한 액션이나 극적인 갈등 대신 오직 두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동력이라는 점이다. 제시와 셀린은 비엔나의 거리를 걸으며 가치관, 사랑, 죽음, 종교, 일상적인 고민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의 대화가 서로의 영혼에 스며드는 과정 그 자체라는 점에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특유의 사실적이고 밀도 높은 대사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두 사람의 산책에 동행하며 그들의 은밀한 속삭임을 엿듣는 듯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대사와 그 속에 담긴 철학적이고 감성적인 문장들을 음미하는 것은 영화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가장 풋풋하고 눈부셨던 20대 시절을 대형 스크린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번 재개봉의 큰 선물이다. 두 배우는 연기가 아닌 실제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자연스럽고도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특히 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히는 '레코드숍 청음실 신(scene)'을 주목해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한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서로의 시선이 엇갈리는 장면은, 단 한 마디의 대사 없이도 남녀 사이에 흐르는 묘한 텐션과 설렘을 스크린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서로를 훔쳐보는 수줍은 눈빛, 찰나의 미소, 어색한 몸짓 등 두 배우가 뿜어내는 날 것 그대로의 감정선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랑의 감각을 스크린 가득 채운다.

두 사람이 하룻밤 동안 누비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이국적인 풍경은 제3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 프라터 공원의 대관람차, 알베르티나 미술관 앞의 밤거리, 조용한 레스토랑과 다뉴브강변 등 비엔나의 구석구석은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질 때마다 공간의 아름다움을 더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특히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1990년대 중반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공간 전체를 지배한다. 기차에서의 우연한 만남, 약속 없이 헤어짐을 준비하는 태도, 서로에게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등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 관객들에게 깊은 향수와 울림을 전한다.

아날로그 감성 자극하는 메인 예고편 공개

이번 재개봉을 앞두고 새롭게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향수를, 영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예고편은 제시가 셀린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나랑 기차에서 내려서 비엔나에 가요"라고 제안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포문을 연다.

영화 속 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 CJ CGV
영화 속 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 CJ CGV

이어 좁은 레코드숍 청음실 안에서 두 사람이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시선을 교환하는 명장면,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각자의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상황극을 연출하며 서로를 향한 숨겨둔 속마음을 수줍게 털어놓는 명대사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특유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비주얼은 관객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강하게 자극한다.

특히 예고편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이 밤이 내 인생에 왜 중요한지 너는 모르겠지만 나한텐 중요해"라는 대사는 찰나의 우연이 어떻게 시대를 관통하는 클래식이 됐는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며 이번 재개봉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며 더욱 깊은 울림과 여운을 전하는 로맨스의 바이블 '비포 선라이즈'는 오는 18일부터 전국 CGV 극장에서 단독으로 상영된다. 이번 재개봉은 대형 스크린과 최적화된 사운드를 통해 비엔나의 아름다운 풍경과 두 남녀의 밀도 높은 대사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과거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던 중장년층 관객에게는 옛 추억을 돌아보는 시간을, 시대를 초월한 명작을 스크린으로 처음 만나는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