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년 전 신안 비금도의 건배, 샴페인과 막걸리가 예술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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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비금도 이세돌바둑박물관 일원서 '샴막 예술축제' 개최…동서양 문화 교류의 역사를 무대 위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1851년 어느 날,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가 전남 신안군 비금도 앞바다에 표류했다.
2026년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 포스터 / 신안군
2026년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 포스터 / 신안군

낯선 이국의 선원들을 맞이한 비금도 주민들은 따뜻한 환대로 그들을 품었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샴페인과 막걸리를 나누며 잔을 부딪혔다. 동양과 서양이 작은 섬에서 마음을 나눈 그 역사적인 순간이 175년의 세월을 넘어 예술 축제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1851년 표류의 기억, 175년 만에 축제로 되살아나다

신안군은 오는 6월 13일(토) 비금도 이세돌바둑박물관 일원에서 '2026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ChamMak Art Festival)'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샴페인의 '샴'과 막걸리의 '막'을 결합한 축제 이름에는 175년 전 두 문화가 처음 만나 건배를 나눴던 그 순간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적 순간의 재현…개막부터 감동의 무대

축제의 문은 1851년의 역사적 장면을 재현한 개막 퍼포먼스로 열린다. 나르발호의 표류와 비금도 주민들의 환대, 그리고 샴페인과 막걸리의 첫 건배 장면이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날 예정이다. 이어 극단 갯돌의 창작 공연 '그림 같은 비금도 만찬'이 개막의 감동을 이어받아 관객들을 175년 전 비금도의 그날 밤으로 안내한다.

본 공연에서는 클래식 연주와 성악, 한국 전통 태평무, 뮤지컬 갈라, 프랑스 샹송 공연 등 동서양의 예술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유럽의 선율과 한국의 전통 예술이 나란히 공존하는 이 무대 구성 자체가 175년 전 비금도에서 이뤄진 문화 교류의 정신을 예술적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샴페인·막걸리·막테일…오감으로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

공연 무대 못지않게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도 축제의 또 다른 볼거리다. 축제 현장에서는 명인이 직접 빚은 막걸리를 전통 잔에 담아 음미하는 시음 체험을 비롯해, 샴페인과 막걸리를 함께 즐기는 시음 코너가 운영된다. 특히 두 술을 창의적으로 조합한 '막테일' 시음 코너는 동서양의 술 문화가 하나로 만나는 이번 축제의 콘셉트를 가장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세기 시대 의상을 직접 착용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스튬 포토존도 마련된다. 나르발호 선원들과 비금도 주민들이 처음 만났던 그 시대의 복식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어, 역사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 국경 넘어 손잡다

축제의 대미는 비금도의 대표 무형유산인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가 장식한다. 유럽에서 초청된 귀빈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원형 군무를 펼치는 이 장면은 이번 축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상징적으로 담아낸 피날레가 될 전망이다. 국경과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하나의 원을 이루며 춤추는 모습은 175년 전 비금도에서 시작된 화합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다.

◆"비금도의 건배, 세계와 소통하는 문화외교로"

신안군 관계자는 "175년 전 비금도에서 시작된 한 잔의 건배가 오늘날 문화외교와 예술로 이어지는 소중한 유산이 되었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신안군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예술의 섬으로 더욱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은 섬에서 이뤄진 우연한 만남이 175년의 세월을 거쳐 국제적인 예술 축제로 꽃피운 비금도의 이야기는, 신안군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예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6월 13일, 샴페인과 막걸리가 다시 한번 비금도의 하늘 아래 건배를 나눌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