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코앞인데 ‘텅 빈 좌석’… 지금 진짜 큰일 난 것 같은 북중미 월드컵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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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부유층 스포츠' 오명… NBA 파이널 기세에 흥행 적신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으나 대회 흥행 전선에는 벌써부터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티켓 가격과 경기장 내 극심한 고물가 현상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발길을 돌렸다. 여기에 개최국인 미국 현지 스포츠 관심사가 월드컵이 아닌 다른 종목으로 쏠리면서 대회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FIFA에 따르면 오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미국과 파라과이의 월드컵 개막전은 개막이 임박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00석 이상의 입장권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티켓 매진 실패 배경에는 높은 가격 책정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해당 경기 입장권의 최저가조차 1940달러(약 300만 원)에 달해 일반적인 축구 팬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구입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개최국인 멕시코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맞붙는 멕시코 개막전의 경우 티켓 가격이 최소 3000달러(약 440만 원)에서 최고 1만 달러(약 1470만 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최고가 티켓의 경우 현재 멕시코 최저임금 노동자의 한 달 월급인 약 85만 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5배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에 현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월드컵이 대중의 축제가 아닌 특정 계층만을 위한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사법당국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뉴저지 검찰은 FIFA가 월드컵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FIFA가 단계별 가격 인상 전략을 취하고 의도적인 좌석 등급 운영을 감행함으로써 시장 내에 인위적인 희소성을 조성했는지, 이 과정을 통해 가격을 불법적으로 끌어올렸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 내부의 식음료 가격 역시 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영국 축구 전문 기자 사이먼 피치가 공개한 경기장 내부 메뉴판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맥주의 가격은 18달러(약 2만 8000원), 일반 맥주는 16.75달러(약 2만 6000원)로 책정됐다. 특히 프리미엄 칵테일 한 잔의 가격은 무려 26.5달러(약 4만 1000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최국인 미국 내부의 스포츠 시선마저 월드컵을 외면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결승전이 개최될 예정인 뉴욕은 현재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열기로 완전히 뒤덮여 있다. 지역 연고 팀인 뉴욕 닉스가 무려 27년 만에 안방에서 파이널 무대를 치르게 되면서 도시 전체가 53년 만의 우승을 염원하는 역대급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파이널 3차전이 개최된 지난 9일, 뉴욕주 매디슨 스퀘어 가든 주변과 맨해튼 일대는 닉스의 푸른색과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세계적인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들 역시 월드컵 관련 소식 대신 뉴욕 닉스의 파이널 소식과 뉴스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NBA 파이널 3차전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으면서 현지의 화제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북중미 월드컵은 정작 현지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 채널 CNN은 현재 분위기를 전하며 “현지 축구 팬들은 이번 월드컵이 전 세계 대중이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오직 부유층만을 위한 스포츠로 변질됐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