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천지입니다… 냉장고에서 지금 당장 버려야 하는 음식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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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멀쩡한 냉장고 속 음식, 48시간 지나면 버려야 안전한 이유
흔히 많은 이들이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기만 하면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대인들에게 냉장고는 음식을 부패로부터 지켜주는 절대적인 안전지대로 인식되곤 하는데 이는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착각 중 하나다. 냉장 보관은 세균의 증식 속도를 늦춰주는 임시방편일 뿐 세균의 활동을 완전히 멈추거나 사멸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저온성 미생물과 식중독균은 냉장고 내부의 낮은 온도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거나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증식을 이어간다.

가장 큰 문제는 육안이나 후각만으로는 식품의 오염 여부를 절대 판가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냄새도 멀쩡해 보이는 음식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에서는 식중독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음식물의 초기 보관 상태가 불량했거나 식중독균에 취약한 고위험 식품군의 경우 냉장고에 넣어뒀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국내외 보건 전문가들은 일부 고위험군 음식의 경우 냉장 보관을 했더라도 48시간이 지났다면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히 버리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선택이라고 강력히 조언한다.
냉장고 속 시한폭탄, 48시간 이내 섭취·폐기해야 할 고위험 식품군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고위험 식품군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이들 식품은 미생물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영양 성분과 수분 활성도를 가지고 있어 냉장실 안에서도 빠른 속도로 변질되거나 독소를 생성할 수 있다.

첫째로 덜 익힌 고기와 생선류를 들 수 있다. 웰던이 아닌 미디엄 레어로 구운 스테이크, 충분히 익히지 않은 햄버거 패티, 신선함이 생명인 참치회나 활어회 등은 일반적인 가열 조리 음식보다 식중독 발생 위험이 월등히 높다. 식재료의 중심부까지 충분히 가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재료에 묻어 있던 대장균,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의 병원성 미생물이 그대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음식을 한 번 먹고 남겨 냉장고에 보관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인간의 타액이나 공기 중 미생물이 접촉한 남은 음식은 냉장 온도 내에서도 세균이 증식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많은 이들이 다시 뜨겁게 끓이거나 데워 먹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세균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분비한 독소는 재가열하더라도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열이 불완전한 육류나 생선류는 당일 섭취를 원칙으로 하되 남은 즉시 폐기하거나 아무리 길어도 48시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둘째로 교차 오염의 사각지대인 잘라 놓은 샐러드와 채소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채소는 기름지거나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에 비해 안전하고 신선한 식품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의외로 전 세계 식중독 사고의 상당수가 신선 채소류에서 발생한다.
특히 현대인들이 즐겨 찾는 양상추, 로메인, 어린잎채소, 샐러드용 모둠 채소 등은 유통 과정이나 재배 과정에서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사례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채소를 칼로 자르거나 뜯어내는 가공 과정에서 문제는 더 심화된다. 채소가 잘리면 식물 조직 세포가 파괴되면서 내부의 수분과 영양분이 표면으로 흘러나오게 되는데 이는 미생물에게 훌륭한 배지가 된다.
즉 잘라 놓은 채소는 세균이 증식하기에 가장 완벽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여기에 드레싱이나 소스까지 미리 뿌려진 샐러드라면 수분 활성도가 극대화돼 부패와 세균 증식 속도가 더 빨라진다. 세척 및 커팅 과정을 거친 샐러드는 냉장실에 보관했더라도 이틀이 지났다면 섭취하지 말고 즉각 버려야 한다.
셋째로 탄수화물의 역습이라 불리는 밥과 면 요리다. 남은 밥이나 볶음밥, 삶아 둔 파스타 면 등은 흔히 상온이나 냉장고에 오래 둬도 안전할 것이라 방심하기 쉬운 품목이다. 쌀과 밀가루 같은 전분성 식품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균인 바실루스 세레우스균의 주된 표적이다. 이 균의 무서운 점은 고온에 극도로 강한 포자를 만든다는 점이다.
포자는 밥을 짓거나 면을 삶는 일반적인 가열 조리 과정에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조리된 밥이나 면을 상온에 방치하거나 냉장고에 천천히 식혀 넣으면 온도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포자가 활성화돼 폭발적으로 증식하고 그 과정에서 독소를 만들어낸다. 독소는 열에 극도로 강해 다시 볶거나 끓여도 전혀 파괴되지 않으며 섭취 시 심한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갓 지은 밥을 큰 냄비나 밥솥째 서서히 식히기보다는 먹을 만큼 소분해 밀폐한 뒤 빠르게 냉장 혹은 냉동 보관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넷째로 중심부 온도 관리의 맹점이 존재하는 대용량 국, 찌개, 소스류다. 가정이나 급식소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끓여두는 국, 찌개, 카레, 고기 육수, 토마토소스 등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고위험군이다. 커다란 냄비 가득 음식을 끓인 뒤 그대로 싱크대나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두고 식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세균을 배양하는 것과 다름없다.
용량이 큰 냄비는 외부는 식을지 몰라도 중심부의 온도가 미생물 증식에 가장 이상적인 온도인 20도에서 50도 사이로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상온에서 단 몇 시간 동안 서서히 식히는 과정만으로도 식중독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잘 자라는 균들이 냄비 바닥 쪽에 자리 잡고 급격히 증식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대용량 조리 음식을 보관할 때 넓고 얕은 용기에 여러 개로 나눠 담아 표면적을 넓히거나 냄비째 얼음물에 담가 중심부 온도를 최대한 빠르게 떨어뜨린 후 냉장실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드시 점검해야 할 올바른 냉장고 관리 수칙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냉장고라는 기계를 맹신하기보다 냉장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위생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핵심 보관 수칙을 완벽히 이행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이다.

우선 냉장고 내부 온도는 항시 0~5도 사이로 유지해야 한다. 냉장실의 온도가 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세균의 증식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냉장고 설정 온도를 체크해야 하며 냉장고 내부가 음식물로 가득 차서 냉기 순환이 차단되지 않도록 전체 용량의 70% 이하만 채우는 조절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위치별 온도 차이를 고려한 보관도 필수적이다. 냉장고 문인 도어 포켓 쪽은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외부 공기가 유입돼 온도 변화가 심한 편이다. 그러므로 쉽게 변질될 수 있는 예민한 음식은 문 쪽이 아닌, 온도 변화가 적고 냉기가 일정한 냉장고 안쪽 선반 깊숙한 곳에 보관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생고기와 완제품 반찬은 엄격하게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조리하지 않은 생고기, 생선, 닭고기 등은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의 가장 아래 칸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들을 상단에 둘 경우 생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이나 수분이 아래에 있는 바로 먹는 반찬이나 과일, 채소에 떨어져 심각한 교차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안전한 냉장 해동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냉동해 뒀던 육류나 생선을 해동할 때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온 해동은 식품의 표면 온도를 먼저 상승시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먹기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즉시 해동하는 것이 미생물 번식을 막는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