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아니다… 전북 진안에 숨어 있는 1.5km ‘초록 터널’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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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들이 초록의 터널을 이루고 있는 '진안 메타세콰이어길'
전북 진안 부귀면에 자리한 모래재 메타세쿼이아길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가로수들이 초록의 터널을 이루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독특한 풍경으로 전국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국내 명소를 소개한다.


모래재 메타세쿼이아길은 원래 전주와 진안을 잇던 유일하고도 험준한 옛 지방도로(국도 26호선)의 일부였다. 해발 465m에 달하는 이 고갯길은 1972년 도로로 처음 개통됐으며, 당시에는 전북 내륙의 수많은 물동량과 주민들이 오가던 핵심 교통로 역할을 했다. 높은 산등성이를 구불구불하게 넘어가야 하는 지형 탓에 과거에는 '몰재(산등성이를 넘는 고개)'라 불렸으나 세월이 흘러 자연스럽게 모래재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모래재는 과거 운전자들에게 악명 높은 구간이었다. 도로가 워낙 가파르고 굴곡이 심해 겨울철 눈이나 비가 내리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던 위험천만한 길이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뚫리고 확장된 신국도가 개통되면서 통행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후 버려질 뻔했던 이 길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가로수로 심은 메타세쿼이아였다.
세월이 지나 고목들이 울창한 숲길을 형성하자, 험난했던 고갯길은 오히려 아늑하고 청정한 힐링의 명소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또 차량 통행이 뜸해진 덕분에 여행자들이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메타세콰이어길에는 수백 그루의 가로수가 약 1.5km 이어져 있다. 완벽한 직선이 아니라 부드러운 S자형 곡선으로 휘어져 있어 나무들이 마치 터널을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메타세콰이어는 나란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이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른 나무들보다 단기간에 거대하게 성장하는 특성이 있으며, 막대한 양의 산소와 피톤치드를 뿜어내 도로 주변 공기를 맑게 정화한다.
이곳의 매력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봄에는 갓 피어난 연둣빛 새싹이 싱그러운 생명력을 뿜어내고, 여름에는 짙은 초록빛 잎사귀들이 하늘을 완전히 가려 시원한 그늘막을 만들어준다. 가을에는 붉은빛으로 물든 가로수길이 황홀한 단풍의 장관을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겨울에는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피어나 고요하고도 낭만적인 겨울 왕국 풍경을 완성한다.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은 보행자 전용 관광지로 정비된 반면 진안 메타세콰이어길은 소박한 멋을 지니고 있다. 옛 지방도로의 아스팔트와 자연이 묘하게 공존하는 때 묻지 않은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평일에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어 고요한 자연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으며, 메타세쿼이아 숲 특유의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만끽하기 좋다.
메타세콰이어길 찾아가는 길
진안 메타세콰이어길은 전주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전주에서 국도 26호선을 타고 진안 방향으로 출발하면 된다. 전주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소요되며, 소양면 화심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구불구불한 모래재 옛길이 시작된다. 네비게이션에 '부귀메타세쿼이아길' 또는 '전북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 68-1'을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이라면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진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귀면 방향으로 운행하는 농어촌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농어촌 버스의 특성상 배차 간격이 다소 길고 하루 운행 횟수가 제한적이므로 출발 전 미리 운행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몽환적인 물안개를 만날 수 있는 곳
이곳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는 용담호가 자리해 있다. 용담호는 총저수량이 약 8억1500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 호수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거대한 산중 호수 형태를 띄며 청정 자연 덕분에 수질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일교차가 큰 날 새벽이면 호수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물안개를 만날 수 있다. 물안개가 주변 산봉우리를 감싸 안으며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한다.
용담호의 또 다른 매력은 호수를 빙 둘러 가며 조성된 약 64km 길이의 수변 도로다. 이 도로는 댐 건설과 함께 주변 산허리를 깎아 만들어졌다. 완만한 곡선과 탁 트인 호수 조망이 어우러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명소가 됐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물결과 첩첩산중의 능선을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도로변을 따라 계절별로 야생화와 벚꽃 등이 피어나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원시림의 생명력, 국립지덕권 산림치유원
진안군 백운면 일대에는 자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국립지덕권치유의숲'이 자리해 있다. 영남과 호남을 잇는 지리산과 덕유산의 거대한 백두대간 줄기에서 이름을 따온 국립 산림치유 시설이다. 인간의 손때가 타지 않은 거대한 원시림과 고원의 청정 대자연이 내뿜는 압도적인 생명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곳은 해발 고도가 높은 진안고원의 독특한 기후적 특성과 울창한 침엽수, 활엽수림이 혼재된 최적의 산림 환경을 자랑한다. 숲 내부에는 방문객들의 건강 상태와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와 치유 탐방로가 촘촘하게 조성돼 있다. 또 산림청 주도 하에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만큼 내부에 마련된 산림치유센터에서는 전문 산림치유지도사가 상주한다.
특히 숲의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나무 데크길이다.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도 부담 없이 숲 한가운데까지 진입할 수 있다. 아울러 숲 한편에 마련된 야외 족욕장이나 명상 데크에 앉아 수려한 능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산림치유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이용료는 객실과 프로그램에 따라 상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