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수사 잘했다고 인정 받은 경찰, 여경 4명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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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홍보물 관리 허점, 피해자 2차 피해 부르다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 간부가 해임 이후에도 경찰청 공식 홍보물에 '우수 경찰관'으로 소개되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 보호와 성비위 가해자 관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MBC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충남 천안지역 한 경찰서에서는 소속 여성 경찰관들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신고 대상은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던 50대 경감 A씨였다.

경찰청 조사 결과 피해자는 모두 4명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식당과 술집 등에서 여성 후배 경찰관들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은 올해 1월 A씨를 강제추행 혐의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후 경찰은 징계 절차를 진행했고, A씨는 지난해 말 해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년 넘게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 주요 수사 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경찰이었다. 특히 성폭력 사건과 가정폭력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거 마약사범 검거 등의 공로도 인정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그러나 논란은 해임 이후에도 이어졌다.

경찰청 공식 블로그에는 A씨가 과거 수상한 '대한민국 공무원상' 관련 홍보 게시물이 여전히 공개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A씨를 우수 경찰관 사례로 소개하며 주요 수사 성과와 공적을 홍보하고 있었다.

결국 성범죄 혐의로 기소돼 해임된 경찰 간부가 경찰청 공식 채널에서 모범 공무원으로 소개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여성단체들은 이를 두고 조직 차원의 피해자 보호 의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은 신고 이후에도 조직 내에서 2차 피해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계속 공식 홍보 자료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조직은 그동안 성비위 근절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다. 경찰청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성비위 사건 발생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공직사회에서는 성비위 사건에 대한 징계 수위가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감봉이나 정직에 그치는 사례도 있었지만, 현재는 성범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가 내려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파면과 해임은 모두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중징계지만 차이가 있다. 파면은 퇴직급여 감액 폭이 더 크고 일정 기간 공직 재임용이 제한된다. 해임 역시 공직에서 퇴출되는 중징계지만 파면보다는 제재 수위가 다소 낮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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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 A씨는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형사재판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유죄가 확정될 경우 추가적인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현행법상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해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 성립한다. 또한 상급자가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추행한 경우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직장 내 성범죄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상하관계가 뚜렷한 조직에서는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고, 신고 이후 불이익을 우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찰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최근 내부 신고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익명 신고 창구 운영과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 확대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징계를 받은 인물이 한동안 공식 홍보물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사·홍보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은 해당 사실이 알려진 뒤 관련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했다. 경찰청은 "징계 결과가 공표되지 않아 해당 인물의 성비위 사건과 해임 사실을 즉시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에 대한 정보가 조직 내에서 적절히 공유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을 상대로 운영되는 공식 홍보 채널인 만큼 보다 신속한 관리가 필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의 성비위 문제뿐 아니라 기관의 사후 대응과 피해자 보호 체계, 그리고 공공기관 홍보물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재판 결과와 함께 경찰 조직이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튜브, MBC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