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뙤약볕인데 패딩 필수?… 동굴 속에서 카약 타는 국내 '피서'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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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내내 내부 온도 11도를 유지하는 국내 명소

초여름 뜨거운 햇볕이 아스팔트를 달구는 도심을 벗어나 거대한 자연이 숨겨놓은 천연의 냉기를 찾는 이들이 있다. 충북 충주시 목벌동에는 사계절 내내 내부 온도가 11도 안팎으로 유지돼 계절 변화를 무색하게 만드는 피서지가 있다.

충주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충주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바로 충주 활옥동굴이다. 이 동굴은 1922년 국내 유일의 백옥, 활석, 백운석 채굴 광산으로 문을 열었다. 활석은 순도에 따라 화장품 원료부터 생활용품 윤활제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광물로, 조선 시대에는 충주의 활석이 왕실 약재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과거 산업화 시기 활옥동굴은 경제 성장의 숨은 주역이었으며, 압도적인 규모로 알려졌다. 갱도의 공식적인 길이는 57km에 달하고 확인되지 않은 비공식 경로까지 합치면 무려 87km에 이른다. 지상에서 지하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는 수직 고도는 711m로 동양 최대 규모의 광산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광부들의 함성과 거친 숨소리로 가득했던 갱도는 광업의 쇠퇴와 함께 오랜 시간 폐광으로 방치됐으나, 2019년 화려한 빛을 품은 동굴 테마파크로 재탄생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활옥동굴의 내부 관람 코스는 약 2.5km 구간으로 조성됐다. 바닥이 평탄하게 잘 정비돼 있어 유아차나 휠체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다. 갱도 내부 깊숙이 들어가면 과거 광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거대한 기계 장치들이 눈길을 끈다. 최대 500마력에 이르는 이 거구의 철제 장비들은 산업화 시대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어둡고 거친 암벽은 동굴 곳곳에 설치된 네온 조형물과 Led 미디어아트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특히 돌고래, 산호초, 바다거북 등 바다속 생태계를 구현한 빛의 구역은 암벽의 질감과 어우러져 묘한 입체감을 선사한다. 약 1200㎡ 규모의 갱도 안에서 고추냉이를 시험 재배하는 동굴 농원도 색다른 볼거리다. 연중 일정한 온도와 높은 습도가 유지되는 특성을 이용해 형성됐다.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활옥동굴의 백미는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신비로운 암반수 호수다. 갱도를 따라 걷다 보면 눈앞이 탁 트이며 지하에서 솟아난 맑은 암반수가 고여 만들어진 거대한 호수가 등장한다. 불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는 호수 안을 들여다보면 맑은 물줄기 사이로 은어와 황금송어, 철갑상어가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동굴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푸른 호수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2~3인용 투명 카약을 타고 직접 호수 위를 유람하는 특별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노를 저으며 투명한 배 밑바닥으로 지나가는 황금송어를 관찰하는 경험은 활옥동굴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천장에서 툭툭 떨어지는 시원한 물방울을 맞으며 어두운 동굴 호수를 유람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활옥동굴.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활옥동굴은 충주호 초입해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평택제천고속도로 동충주IC 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IC에서 빠져나와 충주호수로를 따라 이동하면 약 20~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이라면 KTX-이음이나 일반 열차를 타고 충주역에 하차한 뒤, 충주역 광장 부근 승강장에서 활옥동굴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방문 전 충주시 교통정보 시스템이나 동굴 안내소의 버스 운행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활옥동굴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동굴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보트 발권 마감은 오후 4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만 원, 초·중·고등학생 9000원, 소인 8000원이며 보트 탑승은 5000원이다.

구글지도, 활옥동굴
충주호.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충주호. / 충주시 공식 블로그, AI

동굴을 나와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눈앞에 충주호가 펼쳐진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도동리 사이의 남한강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서 생겨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다. 총저수량 27억 5000만 톤, 만수위 면적 97㎢에 달하는 이 거대한 호수는 압도적인 크기 덕분에 내륙의 바다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충주호 주변을 둘러싼 깊은 계곡과 짙은 산림은 사계절 내내 수려한 경관을 뽐내며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명소로도 손꼽힌다. 봄에는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길로, 가을에는 호수에 투영되는 오색 단풍으로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충주호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유람선을 타야 한다. 충주호에는 충주나루, 월악나루, 청풍나루, 장회나루, 단양나루 등 총 5개의 유람선 선착장이 마련돼 운항 중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구간은 충주댐 본댐에서 출발하는 충주나루 코스와 단양팔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회나루 코스다. 충주나루에서 제천과 단양까지 이어지는 52km의 물길은 왕복 1시간 30분 동안 선상 관광의 정수를 보여준다.

활옥동굴과 충주호는 서로 인접해 있어 하루 코스로 연계해 방문하기 좋다. 수도권 기준 차량으로 약 1시간 반이면 접근 가능하다. 자차로 방문한다면 평택제천고속도로 동충주IC 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IC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고속도로 진출 후 충주호수로를 따라 이동하면 활옥동굴과 충주댐 하단 선착장에 손쉽게 도달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이라면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KTX-이음 열차를 타고 충주역에 하차하거나 충주일반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된다. 역과 터미널 앞에서 활옥동굴과 충주호 방면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가 운행 중이다.

구글지도, 충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