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없이 보고 싶어서”…외국인들이 K-드라마 보다가 한국어 공부까지 하게 된 이유

작성일

“처음에는 자막으로 봤는데, 이제는 자막 없이도 조금씩 들린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드라마를 즐기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여행을 계획하거나 한국 유학까지 꿈꾸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은 한국어 학습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자료 출처나 발표 기관을 명시해야 함 해외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를 정규 또는 방과후 수업으로 운영하는 학교 수는 2021년 1806개에서 2025년 2782개로 약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수도 17만여 명에서 23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또한 세종학당 수강생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5년 세종학당 학습자는 약 23만 9,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왜 K-드라마를 보다가 한국어 공부까지 시작하게 되는 걸까.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1. 자막보다 먼저 들리는 한국어 표현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계기는 반복 노출이다.드라마를 보다 보면 "안녕하세요", "괜찮아요", "진짜?", "대박" 같은 표현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의미를 몰라도 수십 편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귀에 익기 시작한다. 실제로 해외 SNS에는 "한국어를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드라마를 보다 보니 기본 표현은 알아듣게 됐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로맨스 드라마나 일상극은 실생활 표현이 자주 등장해 한국어 입문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화려한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 뉴스1
경복궁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화려한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 뉴스1

2. 배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직접 이해하고 싶어서

한류 팬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막 없이 이해하고 싶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배우의 인터뷰나 예능 프로그램, 라이브 방송을 보다 보면 번역이 없는 콘텐츠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세종학당 조사에서도 한국 문화와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 학습의 가장 큰 동기로 나타났다.

K-드라마, K-팝, 예능 프로그램이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한국어 학습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3. 드라마 속 한국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서

드라마는 언어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보여준다. 한국 음식, 카페 문화, 지하철, 벚꽃 명소, 편의점 등 일상적인 모습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한국어를 배우면 여행이 더 편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학습 동기로 이어진다.

실제로 세종학당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향후 한국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어 학습이 여행, 유학, 취업 등 다양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류가 만든 또 하나의 변화

과거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는 비교적 낯선 언어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한 편을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한국 여행을 계획하며, 나아가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K-드라마와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한국어 학습과 한국 문화 확산까지 이끄는 대표적인 소프트파워(문화적 영향력)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어쩌면 오늘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한 편의 한국 드라마를 본 누군가가 "안녕하세요"를 처음 따라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