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먹고 남은 '끝부분' 버리지 마세요…'계란물'에 담갔더니 가족들이 좋아합니다
작성일
피자 테두리, 간식과 식사 메뉴로 대변신
먹다 남은 피자 끝부분, 테두리는 토핑이 없어 식으면 금세 굳고 질겨지기 쉽다. 하지만 수분과 기름을 더하고 조리 방식을 달리하면 간식이나 식사 대용 메뉴로 바뀐다.

버려지기 쉬운 피자 테두리의 쓰임
피자를 먹고 난 뒤 접시 한쪽에 남는 것은 대개 끝부분이다. 토핑이 닿지 않은 테두리는 식는 순간 빠르게 단단해지고, 다시 먹기에는 질긴 빵처럼 느껴진다. 이 때문에 그대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자 끝부분은 이미 발효와 굽기 과정을 거친 도우다. 강력분 밀가루를 바탕으로 효모 발효를 거치고, 오븐이나 화덕의 높은 열을 지나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구조를 갖는다. 토핑이 없는 만큼 기름기가 적고 맛이 담백해 다른 재료를 흡수하기 좋은 상태이기도 하다.

문제는 피자가 식으면서 생기는 전분의 노화다. 밀가루 속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은 뜨거울 때 수분을 머금고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한다. 온도가 낮아지면 수분이 빠져나가고 전분 구조가 다시 단단해지면서 테두리가 질겨진다. 남은 피자 테두리를 되살리는 핵심은 이 굳은 조직에 수분을 다시 넣거나, 기름과 열을 이용해 표면을 바삭하게 바꾸는 데 있다.
계란물로 부드럽게 만드는 빵스틱
딱딱해진 피자 끝부분을 부드럽게 먹으려면 계란물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마른 빵의 기공은 액체를 빠르게 흡수한다. 여기에 수분과 단백질을 함께 지닌 계란물이 스며들면 빵 속 조직이 풀리고, 가열 과정에서 계란이 익으며 수분을 붙잡는다.

먼저 피자 끝부분을 손가락 굵기 정도의 긴 막대 모양으로 자른다. 가위나 칼로 단면을 깔끔하게 내야 계란물이 고르게 스며든다. 그릇에 계란을 풀고 소금은 한 꼬집 이내로만 넣는다. 피자 도우 자체에 이미 간이 들어 있어 소금을 많이 넣으면 전체 맛이 짜질 수 있다. 향을 더하고 싶다면 잘게 썬 대파나 쪽파를 계란물에 섞는다. 파의 수분과 향이 도우의 텁텁한 느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른 테두리를 계란물에 담가 20초에서 30초 정도 둔다. 중심부까지 물이 들어가야 굽고 난 뒤 질긴 부분이 덜하다. 프라이팬을 달군 뒤 식용유나 버터를 두르고 약불로 낮춘다. 불이 세면 계란만 먼저 타고 속은 그대로 질길 수 있다. 앞뒤를 천천히 뒤집어가며 익히면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빵스틱이 된다. 완성 후 설탕을 얇게 뿌리거나 토마토 케첩을 곁들이면 짠맛과 단맛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바삭한 강정으로 바꾸는 방법
더 바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강정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 조리법은 빵 표면의 수분을 먼저 날려 단단하게 만든 뒤, 점성이 있는 소스를 얇게 입히는 방식이다. 표면이 바삭하게 마른 상태라야 소스를 버무린 뒤에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다.

피자 끝부분은 한입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고르게 자른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굽거나, 180도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넣어 3분에서 5분간 가열한다. 표면이 연한 갈색을 띠면 바로 꺼내 넓은 쟁반에 펼쳐 식힌다. 뜨거운 상태로 겹쳐두면 남은 수증기 때문에 다시 눅눅해질 수 있다.
소스는 케첩 2큰술, 올리고당 2큰술, 진간장 0.5큰술, 다진 마늘 0.5작은술을 섞어 만든다. 매콤한 맛을 더하려면 고추장 0.5작은술을 넣는다. 팬에 소스를 붓고 중불로 데우다가 가장자리부터 기포가 올라오면 불을 끈다. 불을 켠 채 빵을 넣으면 올리고당과 설탕 성분이 과하게 졸아 시럽처럼 굳거나 탈 수 있다. 불을 끈 상태에서 구워둔 피자 테두리를 넣고 빠르게 버무린다. 마무리로 통깨나 잘게 부순 땅콩을 뿌리면 고소한 맛과 씹는 느낌이 더해진다.
마늘빵과 러스크로 즐기는 바삭함
피자 도우는 버터 같은 유지류를 잘 흡수하고, 열을 받으면 표면이 쉽게 노릇해진다. 밀가루 속 아미노산과 당이 열을 만나 갈색으로 변하고 풍미를 내는 마이야르 반응도 일어난다. 이 성질을 활용하면 남은 테두리로 마늘빵이나 러스크를 만들 수 있다.

마늘빵을 만들 때는 녹인 버터 1큰술에 다진 마늘 0.5큰술, 올리고당이나 설탕 1큰술을 섞는다. 마늘 입자가 너무 크면 조리 중 마늘만 먼저 타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고르게 다진 것을 쓰는 편이 좋다. 피자 끝부분의 절단면에 소스를 얇게 펴 바른다. 소스를 두껍게 바르면 버터가 흘러내리고 빵 중심부가 지나치게 기름질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를 쓸 때는 180도에서 3~4분간 굽는다. 프라이팬을 쓸 경우 소스가 묻은 면을 아래로 두고 아주 약한 불에서 익힌 뒤, 노릇해지면 뒤집어 반대쪽을 굽는다. 마늘과 설탕은 열에 약하므로 중간중간 색을 확인해야 한다.
러스크는 더 바삭한 스낵에 가깝다. 프라이팬에 버터 1큰술을 올리고 약불에서 녹인 뒤 피자 끝부분을 넣는다. 집게로 돌려가며 버터가 골고루 스며들게 굽고, 빵 전체가 노란빛을 띠며 단단해지면 불을 끈다. 그 상태에서 설탕 1큰술과 계핏가루 약간을 나누어 뿌리고 팬을 흔든다. 팬의 잔열로 설탕이 살짝 녹았다가 식으면서 표면에 얇은 결정막을 만든다. 이 막이 러스크의 바삭한 식감을 낸다.
수프와 샐러드에 곁들이는 크루통
남은 피자 테두리가 많거나 오래 보관한 상태라면 크루통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크루통은 수프나 샐러드에 넣어 바삭한 식감을 더하는 빵 고명이다. 도우가 이미 구워진 상태라 조리 시간이 길지 않고, 작은 크기로 잘라두면 여러 음식에 곁들이기 쉽다.
피자 끝부분을 사방 1cm 정도의 작은 정육면체로 자른다. 위생 봉투에 빵 조각을 넣고 올리브유를 한 바퀴 가볍게 두른 뒤 허브솔트나 파마산 치즈 가루를 소량 넣는다. 봉투에 공기를 채운 상태로 입구를 잡고 흔들면 기름과 조미료가 표면에 고르게 묻는다. 팬에 바로 볶는 것보다 특정 조각에 기름이 몰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양념한 빵 조각은 에어프라이어 트레이에 겹치지 않게 펼친다. 180도에서 4~5분간 굽고, 중간에 한 번 섞어주면 사방이 고르게 익는다. 프라이팬을 쓸 때는 기름을 더 넣지 않고 마른 팬에서 중약불로 굴려가며 수분을 날린다. 완성한 크루통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따뜻한 크림수프 위에 올리면 수분을 머금어 부드러워지고, 시저 샐러드 같은 채소 요리에 넣으면 채소의 아삭함에 크루통의 바삭함이 더해져 식감이 다채로워진다.

든든하게 먹는 브레드 푸딩
간식보다 식사에 가까운 메뉴를 원한다면 브레드 푸딩으로 만들 수 있다. 딱딱해진 빵을 우유를 섞은 계란물에 충분히 적신 뒤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 구워내는 방식이다. 프렌치토스트와 비슷한 원리로, 마른 도우가 수분을 머금으며 부드럽게 변한다.

깊이가 있는 내열 용기에 버터를 얇게 바른다. 조리 뒤 푸딩이 용기 벽에 달라붙거나 타는 일을 줄이기 위한 과정이다. 피자 끝부분은 2cm 안팎으로 큼직하게 썰어 용기 바닥에 촘촘히 채운다. 다른 그릇에 우유 100ml, 계란 1개, 설탕 1큰술을 넣고 덩어리가 없도록 섞는다.
준비한 계란물을 빵 위에 천천히 붓고 5분 정도 둔다. 빵 상단까지 스며들어 묵직해지면 모차렐라 치즈나 체더 치즈를 가볍게 얹는다. 에어프라이어 또는 오븐 온도는 175도로 맞추고 12분에서 15분간 굽는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속이 익기 전에 윗면 치즈만 먼저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완성한 브레드 푸딩은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쫄깃한 도우와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져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보관과 재가열이 맛을 좌우한다
남은 피자 테두리를 바로 조리하지 않을 때는 보관이 중요하다. 먹고 남은 피자 상자나 접시를 그대로 냉장실에 넣는 경우가 많지만, 냉장실의 0도에서 5도 구간은 빵의 전분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온도대다. 이 상태로 하루 이상 두면 수분이 줄고 조직이 수축해, 다시 데워도 질긴 느낌이 남기 쉽다.
섭취 직후 남은 테두리는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담는다. 공기를 최대한 빼고 밀봉해야 수분 증발을 줄일 수 있다. 이후 영하 18도 이하의 냉동실에 넣는다. 냉동 상태에서는 빵 속 수분이 얼어 전분 구조 변화가 멈춘다.

냉동한 테두리를 사용할 때는 실온에 10~15분 정도 두어 냉기를 뺀다. 전자레인지를 쓸 때 빵만 넣고 돌리면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조리 직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컵에 물을 조금 담아 함께 넣거나, 빵 표면에 물을 1~2회 분사한 뒤 위생 비닐을 느슨하게 덮는다. 10~20초 단위로 나누어 데워 미지근한 상태가 되면 강정, 마늘빵, 러스크 같은 조리법을 적용하기 좋다.
조리할 때는 화력과 염도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프라이팬은 기름을 두른 후 중불에서 1분 정도 예열하고, 피자 테두리를 올린 뒤에는 약불로 낮춘다. 도우는 이미 한 번 구워졌기 때문에 강한 열에 오래 닿으면 표면이 빠르게 탄다. 설탕, 올리고당, 다진 마늘이 들어간 소스는 팬의 잔열만으로 버무리는 편이 낫다.
에어프라이어는 고온의 건조한 바람으로 표면 수분을 빼앗는다. 이미 마른 피자 테두리를 오래 돌리면 과자보다 더 딱딱해질 수 있다. 온도는 180도를 넘기지 않고, 시간은 3~5분 이내로 잡는다. 양이 적을 때는 2분쯤 지나 상태를 확인한다.
피자 도우에는 기본적으로 소금이 들어간다. 계란 빵스틱에 소금을 많이 넣거나 강정 소스의 간장 양을 늘리면 완성된 음식이 짜질 수 있다. 부족한 간은 조리가 끝난 뒤 파마산 치즈 가루나 허브솔트를 표면에 조금 뿌리는 방식으로 맞추는 편이 맛의 균형을 잡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