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우던 월드컵은 옛말…평일 오전 11시에 직장인들이 을지로로 쏟아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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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아침 '브런치 월드컵' 열풍, 치맥 업계 예상 깨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을지로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대성골뱅이 본점 앞은 이른 아침부터 붉은 옷을 입은 축구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2일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BBQ로 사람들이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12일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BBQ로 사람들이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체코전을 앞두고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단체 응원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평일 아침 시간대라는 조건이 무색할 만큼 많은 직장인과 팬들이 매장 안팎을 가득 메우며 이례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위키트리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정현(33) 씨는 회사 동료 4명과 함께 오전 반차 휴가를 내고 이곳을 찾았다. 김 씨는 대표팀의 첫 경기 일정이 나오자마자 동료들과 다 함께 모여 응원할 장소를 찾다가 2주 전에 미리 예약을 마쳤다고 말했다. 현장에 와서야 오비맥주 카스의 공식 응원 행사가 열리는 것을 알았다는 그는 날씨가 제법 무덥기는 하지만 여러 사람과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다 보니 평일 아침인데도 활력이 도는 기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대성골뱅이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공식 후원사이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파트너인 오비맥주 카스가 마련한 '카스 뷰잉펍'이다. 카스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응원하는 집단적인 경험에 주목해 '월드컵, 우리들의 진짜가 되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직장인과 소비자들이 밀집한 도심 속 주요 외식 공간을 응원 현장으로 꾸며, 평일 오전 시간대에도 월드컵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끼고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신청을 받아 선정된 일반 소비자 150명을 비롯해 카스 임직원, 유명 축구 크리에이터, 취재진 등 총 200여 명의 인파가 모여 뜨거운 응원전을 벌였다. 대성골뱅이 매장은 소비자들이 하나의 커다란 공간에서 대형 화면을 공유하며 다 함께 경기를 볼 수 있는 단체 관람 구역으로 탈바꿈했다. 이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각자 모니터로 시청할 때와는 전혀 다른 압도적인 현장감과 단체 응원 특유의 묘미를 선사했다.

오전 11시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매장 안은 순식간에 열기로 달아올랐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화면이 송출되자 매 순간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경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순서도 마련됐다. 인기 축구 크리에이터 '김진짜'와 한성규 아나운서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를 진행하며 유쾌한 해설과 날카로운 분석을 더해 관객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골이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마다 매장 안의 모든 참석자가 동시에 잔을 들어 올리며 '치얼업 치얼스'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평일 오전 경기라는 한계 속에서도 응원 열기가 이처럼 뜨거웠던 이유는 이번 월드컵의 특수성 때문이다. 과거 주로 자정이나 새벽 시간대에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켜 먹으며 응원하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국내 기준으로 한국 대표팀의 경기 시간이 주로 아침과 오전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대중 사이에서는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축구를 즐기는 이른바 '브런치 월드컵'이라는 새로운 응원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를 대형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를 대형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월드컵 특수를 가장 크게 누리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치킨업계는 당초 경기 시간대가 오전으로 옮겨가면서 야간의 '야식 치맥 특수'가 사라질까 봐 걱정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아침부터 치맥을 즐기려는 축구팬들의 방문과 직장인 중심의 단체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뜻밖의 아침 특수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경기 시작 전부터 예약 문의와 단체 주문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특히 회사원들이 많은 을지로입구점의 경우 주변 기업들의 단체 관람 예약이 쏟아지면서 약 100석 규모의 매장 좌석이 일찍이 매진됐다. BBQ 본사 차원의 강제적인 개점 지침은 없었으나, 주요 상권 가맹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오전 8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문을 열고 고객들을 맞이했다.

bhc치킨 역시 응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전국 주요 직영점 가운데 홀을 운영하는 9개 매장의 영업 시작 시간을 대폭 앞당겼다. 축구팬들이 경기 시작 전에 매장에 입장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다. 동시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홈 관람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교촌치킨은 각 가맹점주가 상권 상황에 맞춰 영업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했으며, '축구 보는 맛, 교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응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경기 점수를 정확히 예측하거나 응원 문구를 남긴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치킨 교환권 등을 나누어준다.

외식 및 주류 업계에서는 이러한 ‘오전 치맥’ 특수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다음 주까지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첫 경기에 이어 다음 주 금요일 오전 9시에도 대표팀의 조별리그 다음 경기가 이른 아침 시간대에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와 대형 홀 매장들은 이번 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주말권 진입 시점에도 조기 영업 체제를 유지하며 ‘월드컵 브런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연장선상의 마케팅 준비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마케팅이 단순히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현장을 찾고 경험을 공유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평일 오전으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동료나 친구들과 한 공간에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려는 요구가 커졌고, 이것이 프랜차이즈 매장들의 이른 아침 개점과 실질적인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가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의 공식 스폰서로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유대감을 나누고 즐기는 순간을 더욱 뜻깊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을지로 대성골뱅이에서 진행한 뷰잉펍 역시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 제약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도심 속 명소에 모여 월드컵의 열기를 직접 느끼고 대한민국 선수단을 한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도록 기획한 이색적인 소통 공간이며, 다음 주 경기에도 이러한 뜨거운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