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가 피해자인데 변호사 비용까지?"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경제적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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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자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피해자는 변호사 비용부터 걱정해야 하는 현실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성범죄 피해를 입은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가혹하다. 육체적·정신적 충격 속에서 피해자는 스스로 범죄를 증명해야 하는 법적 절차의 전면에 서게 된다. 특히 은밀하게 발생하는 성범죄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 증거를 확보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이 가해자 처벌의 성패를 가른다.

권민성 변호사 / 사진=청유 법률사무소
권민성 변호사 / 사진=청유 법률사무소

그러나 대다수 피해자가 법률 전문가를 찾지 못하고 주저한다. 가장 큰 장벽은 '경제적 부담'이다. 부산 수영구에서 피해자 전문 로펌을 운영하는 필자는 매번 뼈아픈 모순과 마주한다. 피해자들은 "제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제 돈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가해자 때문에 일상이 무너졌는데, 정의를 바로잡는 비용까지 피해자가 먼저 떠안아야 하는 것이 지금의 사법 현실이다.

국가가 지원하는 국선변호사나 해바라기센터 같은 제도가 있지만, 현장의 실상은 다르다. 현재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한 명당 여러 사건을 동시에 담당하기에 피해자와 깊이 있는 상담을 나누기도 어려우며, 가해자 측 대형 로펌의 치밀한 공격에 1대1로 밀착 대응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큰 공백은 '민사상 권리 구제'다. 국가 지원은 형사 처벌 단계까지만 미칠 뿐, 정신적 상처를 배상받기 위한 민사 소송이나 실질적인 합의 과정은 철저히 피해자 개인의 몫이다. 가해자가 꼼수 공탁으로 감형을 시도하거나 역고소로 압박할 때, 국가의 최소한의 보조 제도는 완벽한 방패가 되지 못한다.

정의를 실현하는 비용은 마땅히 가해자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법적 권리를 찾기 위해 지출한 법률 방어 비용 역시 범죄로 인한 손해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청유 법률사무소는 피해자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고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피해자가 비용 부담 때문에 권리 구제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돈 때문에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해자에게 경제적 상처까지 철저히 책임을 묻고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비용의 장벽을 허물고 적절한 법률 조력을 받는 것이 권리 구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글) 권민성 변호사 (청유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