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흙이 빚은 화합의 예술, 광주 분청사기 테마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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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무등산분청사기전시실서 80여 점 전시… 도자문화로 지역 장벽 넘는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달빛동맹으로 대변되는 영호남의 끈끈한 교류가 이번에는 예술의 영역, 그중에서도 흙과 불의 예술인 도자기를 통해 다시 한번 화합의 장을 펼친다.
광주광역시 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 오후 5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분청사기전시실에서 영호남 작가들의 분청사기 테마전 ‘분청, 다리를 잇다’ 개막식을 연다. 전시회는 1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이어진다. / 광주시
광주광역시 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 오후 5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분청사기전시실에서 영호남 작가들의 분청사기 테마전 ‘분청, 다리를 잇다’ 개막식을 연다. 전시회는 1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이어진다. / 광주시

광주광역시 역사민속박물관은 지역 간의 문화적 경계를 허물고 도자 문화를 매개로 소통하기 위해 영호남 작가들의 분청사기 테마전 '분청, 다리를 잇다'를 전격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16일 오후 5시 북구 금곡동에 위치한 무등산분청사기전시실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장장 7개월여에 걸쳐 관람객들을 맞이하게 될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분청사기의 깊은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 조선 도자의 백미 분청, 영호남 삶과 멋을 품다

분청사기는 고려 청자에서 조선 백자로 넘어가는 전환기인 조선 전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대표적인 도자 양식이다.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소박한 매력을 지닌 분청사기는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거주민들의 생활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고 각기 다른 독창적인 조형성과 미감을 형성하며 발전해 왔다. 영남과 호남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제작 환경과 표현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그 시대를 묵묵히 살아갔던 옛사람들의 굳건한 삶의 태도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미의식이라는 공통분모를 분청사기라는 하나의 도자기 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분청사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두 지역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도자문화의 정체성을 공유해 왔는지 그 깊은 뿌리를 탐구하는 데서 출발한다.

■ 두 지역 흙과 불이 만나다… 다채로운 3부작 구성

전시는 관람객들이 분청사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총 3부로 나뉘어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먼저 제1부 '두 개의 흙'에서는 광주 무등산 일대에서 자생적으로 발달한 무등산 분청사기와 경남 김해 지역의 전통 기법을 계승한 김해 분청사기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나란히 소개한다. 확연히 다른 두 지역의 흙과 물, 그리고 자연환경 속에서 탄생한 분청사기의 다채로운 형태와 독특한 조형미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영남과 호남의 분청사기가 저마다 뿜어내는 고유한 미감과 뚜렷한 지역적 정체성을 한눈에 조명해 볼 수 있다.

■ 현대적 재해석 빛나는 80여 점의 명품 도자 향연

이어지는 제2부 '하나의 분청'에서는 전통의 기법이 어떻게 현대의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상감, 인화, 박지, 음각, 철화, 귀얄, 덤벙 등 이름만으로도 친숙한 분청사기의 7대 대표 장식 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활용한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다채로운 문양과 흙을 다루는 방식 속에서 분청사기 특유의 예술적 다양성과 무한한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제3부 '다리를 잇다'에서는 김해 분청사기의 끈질긴 전승 과정과 현대적 흐름을 대변하는 작품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지역 도자문화가 지닌 묵직한 역사성을 보여준다. 오늘날 영호남 각지에서 활발하게 흙을 빚고 있는 현대 작가들의 땀방울이 서린 80여 점의 작품들은 분청사기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예술임을 웅변하고 있다.

■ 문화예술로 허무는 지역 장벽, 진정한 화합 다리 놓다

이번 '분청, 다리를 잇다' 테마전은 단순히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모아놓은 볼거리를 넘어, 각 지역에서 묵묵히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해 온 작가들과 문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예술 세계를 교류하는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 역사민속박물관은 흙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매개체를 통해 영호남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산되기를 굳게 기대하고 있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이부호 광주시 역사민속박물관장은 “이번 테마전은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분청사기의 유구한 역사적 흐름과 그 속에 깃든 미적 가치를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감상할 수 있는 매우 뜻깊은 기회”라고 강조하며, “소박하면서도 강인한 분청사기를 매개체로 삼아 지역과 지역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나아가 옛 전통과 눈부신 현대,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끈끈하게 연결하는 진정한 문화적 소통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흙과 불, 그리고 장인의 숨결이 빚어낸 이 아름다운 화합의 예술은 광주를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물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