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보다 시원하다고?"…일본인들이 한국 여름을 더 좋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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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다 더 덥다고 생각했던 한국 여름. 하지만 한국에 정착한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의외로 "여름은 한국이 더 살 만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한국 여름은 덥기로 유명하다.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고, 한낮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날도 흔하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은 "한국 여름이 최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생활하는 일부 일본인들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도 덥지만, 여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일본보다 살기 편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기상청 자료를 보면 최근 도쿄의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같은 대도시는 35도를 넘는 폭염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내륙 지역인 군마현이나 사이타마현에서는 4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일본인들이 한국 여름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온 때문만은 아니다.

맑은 여름 하늘 아래 일본 도쿄 도심과 도쿄타워의 모습. / 셔터스톡
맑은 여름 하늘 아래 일본 도쿄 도심과 도쿄타워의 모습. / 셔터스톡

"온도보다 습도가 더 힘들다"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이유는 습도다.

한국도 여름철 습도가 높지만, 일본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특성상 공기 중 수분량이 훨씬 많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에도 습기가 오래 남아 체감온도를 끌어올린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기온 30도보다 습도 80%가 더 괴롭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도쿄나 오사카에서 여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숨 쉬는 공기 자체가 무겁다", "밖에 5분만 걸어도 옷이 젖는다"는 반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장마가 지나간 뒤 상대적으로 건조한 날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같은 30도라도 체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에어컨을 아끼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놀라는 또 다른 부분은 한국의 냉방 문화다.

한국에서는 카페, 지하철, 백화점, 사무실 등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서 강한 냉방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여름철 카페에 들어갔다가 "너무 추워서 긴팔이 필요했다"는 일본인 후기도 적지 않다.

반면 일본은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약 정책 영향으로 여름철 실내 냉방 온도를 비교적 높게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기업에서는 28도 정도를 권장하는 '쿨비즈(Cool Biz)' 정책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여름철 복장을 간소화하고 냉방 온도를 높게 설정하는 캠페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한국에 오면 "실내에서는 확실히 시원하게 쉴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본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여름철 냉방 시설인 미스트 샤워 아래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셔터스톡
일본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여름철 냉방 시설인 미스트 샤워 아래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셔터스톡

여름 생존템도 다르다

일본은 무더위가 심한 만큼 냉감 제품 시장이 매우 발달해 있다. 냉감 물티슈, 냉감 스프레이, 바르는 순간 시원해지는 선크림, 냉각 패치 등 다양한 상품이 매년 출시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휴대용 선풍기나 넥밴드 선풍기 같은 전자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휴대용 선풍기는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구매해 가는 대표 여름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한여름 도쿄 도심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쓴 채 거리를 걷고 있다. / 셔터스톡
한여름 도쿄 도심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쓴 채 거리를 걷고 있다. / 셔터스톡

"한국은 겨울이 좋고 일본은 여름이 좋다"는 말도 옛말?

과거에는 일본이 한국보다 여름이 비교적 시원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일본의 폭염이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열섬현상까지 겹쳐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덥지만 냉방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대중교통과 상업시설 대부분에서 강한 냉방을 제공해 체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 한국에 거주하는 일부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도 나온다.

"기온만 보면 비슷할 수 있지만, 실제로 생활해 보면 여름은 오히려 한국이 더 편하다."

한때 일본 여름을 부러워하던 한국인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일본인들이 한국 여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