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탈모약 1만~3만원이면 살 수 있는데, 건강보험을 왜 적용해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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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 위기 속 탈모 급여화, 우선순위 논쟁 심화
1000만 명 대상 탈모 치료, 건강보험 원칙 훼손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정치권 쟁점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해당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건강보험의 원칙 훼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논의에 대해 “건강보험은 정치인이 생색내며 나눠주는 하사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정책이 사실상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고 주장하며 정책 추진 방향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특히 탈모 치료제의 접근성 문제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탈모약은 이미 월 1만~3만원 수준으로 구입이 가능해 비싸서 치료를 못 받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희소질환이나 중증 질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여전히 재정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탈모 약제 급여화는 재정 배분의 우선순위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재정 상황도 논쟁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회 예산 관련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향후 구조적인 적자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의료 이용 증가와 고령화 영향으로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경증 질환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될 경우 재정 압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탈모 치료의 경우 대상 인구가 매우 넓어질 가능성이 있어 정책 효과 대비 재정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내 탈모 인구는 잠재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있다. 현재 의학적으로 질병으로 인정돼 치료가 필요한 원형탈모, 특정 질환성 탈모 등은 일부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지만,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는 대부분 비급여 영역에 있다. 만약 약제 급여화가 확대될 경우 기존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보험 혜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의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다.

탈모는 의학적으로 모낭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DHT)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정수리나 이마 라인에서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는 형태로 시작되며, 진행될수록 탈모 범위가 넓어진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하면서 동전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증상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심리적 영향은 상당한 것으로 보고된다. 외모 변화로 인한 자존감 저하, 사회적 위축, 우울감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청년층에서는 취업, 대인관계 등 사회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탈모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책적 관점에서는 별개의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 탈모가 개인에게는 심리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건강보험은 한정된 재원을 중증 질환과 생명과 직결된 의료 영역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삶의 질 문제와 국가 재정의 우선순위 문제는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는 탈모로 인한 정신적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일정 부분 공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광범위한 대상과 낮은 중증도를 고려하면 급여화의 타당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특히 제한된 건강보험 재정 속에서 경증 질환 중심의 급여 확대는 필수 의료 영역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결국 이번 논쟁은 탈모라는 질환 자체의 문제를 넘어, 건강보험 제도의 철학과 재정 배분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개인의 고통을 얼마나 공공 재정이 책임져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기준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