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한파 직격탄 당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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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8년까지 2년간 긴급 경영자금·금융 만기연장 등 특단 지원
글로벌 수요 둔화·트럼프 관세 장벽 속 국내 3대 철강 거점 구하기 나서

현대제철 전경 / 당진시
현대제철 전경 / 당진시

국내 3대 철강 거점 도시인 충청남도 당진시가 정부의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에 더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폭탄 압박 등 사면초가에 빠진 지역 철강 산업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 수술에 나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당진시를 2028년 6월 14일까지 2년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대한민국 제조업을 지탱하는 핵심 주력 산업이다. 한국은 조강 생산량 세계 6위, 수출 규모 세계 3위를 자랑하는 철강 강국이며, 그중에서도 당진시는 국내 철강 생산액 3위, 종사자 수 2위, 출하액 3위를 차지하는 중추적인 요충지다. 그러나 최근 국내 철강 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조강 생산량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 대비 12.3% 감소한 6360만 톤에 그쳤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저치로,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불황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더해 외부의 대형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유럽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50% 관세 부과 압박 등 거대한 무역 장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여기에 국내 전기요금 및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구조적 위기가 고착화됐다. 특히 당진지역은 열간압연, 압출제품, 강관 등 범용 중간재 중심의 생산 구조를 갖고 있어, 이 같은 국제 산업 환경 변화와 통상 압박에 유독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철강 산업의 위기는 곧바로 당진의 지역 경제 악화로 직결됐고, 이에 따라 정부의 선제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 지정은 충청남도와 당진시가 지역 유관 기관, 노동조합 등과 손을 잡고 사활을 걸고 뛰어다닌 끝에 얻어낸 값진 결실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상생 협의체를 발족한 것을 시작으로, 철강 3대 도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올해 1월에는 지역 철강노조와 함께 지정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고, 2월에는 공식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 3월 12일 충남도가 산업부에 최종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같은 달 31일 정부의 꼼꼼한 현지 실사를 거쳐 마침내 최종 지정이라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당진시는 지역 철강 산업의 숨통을 틔워줄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유관 기업들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비롯해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금융권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 상환 유예 등 맞춤형 금융 지원 사업과 함께 이차보전 지원도 대거 이뤄진다. 당진시는 이러한 긴급 자본 수혈을 발판 삼아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철강 산업의 구조 고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황침현 당진시 부시장은 “이번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진 철강산업의 위기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노후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과 긴밀히 연계하고, 케이 스틸(K-Steel)법 시행에 발맞춰 당진 철강산업단지를 저탄소 철강 특구로 지정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황 부시장은 이어 “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당진의 철강 산업을 친환경적이고 미래 경쟁력 있는 구조로 완전히 변모시켜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가 탄소 중립 목표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