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이라 부모 인계? 차 훔쳐 두 번 무면허 운전한 초등생들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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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인계 일주일 만에 또 차량 절도
무면허 운전 반복한 만 12세 촉법소년들 결국 시설행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부모에게 돌려보내진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재범 우려가 크거나 범행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소년보호시설에 수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천안에서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반복한 초등학생 3명이 결국 보호시설에 넘겨졌다.

천안동남경찰서가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한 만 12세 초등학생 A 군과 B 군 등 3명을 소년분류심사원 등 소년보호시설에서 감호 중이라고 1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7시 20분께 천안시 동남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훔친 뒤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초등학생이 차량을 몰고 다닌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고 경찰은 추적 끝에 2시간 25분 만에 운전자 A 군을 검거했다.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B 군과 C 군도 달아났다가 약 8시간 만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A 군은 잠겨 있지 않은 차량에 들어가 시동이 걸리자 그대로 차량을 몰고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 과정에서는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도 발생했다.
소년부 법원은 당시 운전자이자 주범으로 지목된 A 군에 대해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했다. 긴급동행영장은 소환 절차 없이 촉법소년을 즉시 소년분류심사원 등에 수용할 수 있는 조치다.
나머지 B 군과 C 군은 부모에게 인계돼 귀가 조처됐다. 그러나 일주일 뒤 B 군이 또다시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 범행을 저지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B 군은 같은 달 20일 친구 D 군의 아버지 차량을 훔친 뒤 D 군을 태우고 충남 당진까지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행 3시간 20분 만에 당진에서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고 30분 뒤 당진시 읍내동의 한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동일한 유형의 범행이 반복됐다는 점을 중하게 봤다. 결국 B 군과 D 군에 대해서도 긴급동행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A 군을 포함한 3명은 현재 부모와 분리된 상태에서 보호시설에 수용돼 심사를 받고 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는 경찰 조사 후 보호자에게 인계되는 경우가 많지만 재범 가능성이 높거나 보호자의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소년분류심사원 수용 등 보다 강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경찰은 촉법소년이라도 사안이 중대하거나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긴급동행영장을 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요즘에는 촉법소년일지라도 사안이 중하거나 재범 가능성, 보호자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적으로 긴급동행영장을 신청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무면허 운전은 촉법소년 범죄 가운데서도 위험성이 큰 범죄로 꼽힌다. 운전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할 경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운전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 촉법소년의 무면허 운전은 성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다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촉법소년 범죄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소년보호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령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재범 위험성과 가정환경, 범행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보호·교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