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가 삼성전자…올해 대기업 '주식 보상' 얼마나 되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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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0대 기업 주식 보상 2조 돌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임직원 사기 진작과 장기근속 유도를 위해 지급하는 주식 보상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지급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지급 규모를 넘어섰다. 대기업 전반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체계가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이다.

서울 도심 고층 빌딩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 / 연합뉴스
서울 도심 고층 빌딩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 / 연합뉴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임직원 주식 보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18개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이 상여금, 성과급,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우리사주조합 등을 통해 부여한 주식 규모는 총 2조 2811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액인 6972억 원의 3.3배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전체 주식 보상 규모인 1조 6992억 원과 비교해도 1.3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 주요 대기업들이 현금 보상 외에 주식을 활용한 보상 방식을 한층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기업이 지급 규모 견인

올해 주식 보상 확대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임직원에게 총 1조 650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했다. 지난해 연간 주식 보상 지급액의 4.8배를 넘는 규모로, 전체 통계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2026년 주식 보상 규모 상위 10곳 / CEO스코어
2026년 주식 보상 규모 상위 10곳 / CEO스코어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총 377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지급액보다 695억 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율은 22.6%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핵심 인재 확보 경쟁이 맞물리면서 주식 보상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여러 업종의 주요 기업들이 주식 보상에 나섰다. 두산은 494억 원, SK그룹의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는 47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했다. 하이브는 307억 원, 현대자동차는 246억 원, 카카오는 24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부여했다. LS일렉트릭은 160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145억 원, SK는 1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지급했다.

장기근속 유도하는 RSU 제도 도입 확산

이번 조사 대상 기업들이 주식을 지급할 때 선택한 방식은 대부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RSU 제도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주식을 즉시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 회사에 재직하거나 사전에 설정한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등 특정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자사주를 무상으로 실제 지급하는 주식 보상 방식이다. 임원 및 임직원들에게 장기적인 경영책임을 부여하기에 유용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과거 대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경우 주가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낮아지면 보상으로서의 효과가 낮아지거나 사라지는 성향이 있었다. 반면 RSU 제도는 임직원이 지급 조건을 충족하기만 하면 주식을 직접 취득하게 되므로, 향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보상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성과를 임직원과 직접적으로 공유하는 동시에 핵심 인재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주가 상승 흐름 타고 주식 평가 가치 2배 수준으로 상승

올해 지급된 주식의 가치는 이후 국내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크게 불어났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임직원들이 보유하게 된 주식의 평가액도 증가했다.

기업들이 주식을 지급할 당시 산정한 총액은 2조 2811억 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를 다시 평가한 결과 전체 규모는 4조 5242억 원으로 늘었다. 최초 지급액 대비 2배 수준으로 불어난 규모다. 주식 보상을 받은 임직원 입장에서는 근로 보상뿐 아니라 자산 가치 상승효과도 함께 얻게 된 셈이다.

개인별 최고 수령자는 박정원 두산 회장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주식 보상 과정에서 개인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의 주식을 부여받은 인물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총 188억 원 규모에 달하는 RSU를 수령한 것으로 집계되어 국내 대기업 경영진 중 주식 보상 액수 1위에 올랐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총 88억 원 규모의 주식 보상을 받아 뒤를 이었다. 이어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사장이 총 7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수령해 삼성전자 내 경영진 중 상위권에 있었다. 또한 송재승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총 7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보상으로 받으며 주요 경영진 주식 보상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경영진에게 지급된 주식 역시 RSU 방식이 중심이다. 향후 재직 조건과 성과 조건,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보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 제고와 경영진 보상을 연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반기 임금협상 따라 규모 더 커질 듯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주식 보상 규모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선 만큼, 연간 지급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대기업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하반기에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등의 사례처럼 직원 대상 주식 교부는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하반기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하반기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추가적인 주식 교부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현재까지 집계된 2조 2811억 원이라는 수치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는 “올 하반기 임금협상 결과에 따른 추가 주식 교부가 예정된 기업들이 있는 만큼 연간 주식 보상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직원 보상 체계가 현금 중심에서 자사주 기반으로 다변화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인재 확보와 보상 정책에도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