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점 찍고 912만 돌파한 19금 한국 영화, 11년 만에 배우 싹 바꿔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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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개봉해 한국 영화계 뒤흔든 레전드 영화, 3부작으로 귀환

11년 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핸디캡을 뚫고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작품이 새로운 라인업으로 돌아온다. 그 중심에 배우 하정우의 이름이 거론되며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 ㈜쇼박스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 ㈜쇼박스

지난 17일 소속사 워크하우스컴퍼니는 하정우가 영화 3부작 '내부자들' 출연을 제안받아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구체적인 배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캐스팅이 확정될 경우 1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지는 이 시리즈에 묵직한 무게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3부작으로 새롭게 돌아오는 원작 영화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치 액션 스릴러다. 정치권, 재벌, 언론, 검찰이 뒤엉킨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를 적나라하게 해부한 이 작품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버림받은 정치 깡패가 검사와 손잡고 비자금 비리를 폭로하는 과정을 그렸다. 유력 보수 신문의 편집장이 언론의 힘을 빌려 특정 정치인을 유력 대선후보로 만들고, 그 뒤에는 거대 자동차 기업과의 은밀한 거래가 숨어 있다는 설정은 개봉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현실감 있는 묘사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내부자들' 속 한 장면 / ㈜쇼박스
영화 '내부자들' 속 한 장면 / ㈜쇼박스

흥행 성적표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2015년 11월 1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야 개봉을 포함해 단 6시간 만에 역대 청불 외화 최고 흥행작이었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오프닝 기록을 뛰어넘었고, 개봉 첫날에는 청불 영화 역대 최다 일일 관객인 약 49만 명을 모았다. 6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청불 등급 영화 사상 최고 흥행 속도를 기록했고, 같은 해 11월 개봉작 중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인터스텔라'의 오프닝 스코어마저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개봉 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끝에 최종 누적 관객 706만 5945명을 동원했다. 이는 당시 역대 청불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영화계에서는 청불 등급 영화의 흥행 기준선을 통상 400만 명 수준으로 보는데, '내부자들'은 이 기준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은 셈이다. 여기에 12월 31일 개봉한 3시간짜리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까지 합산하면 누적 관객은 912만 명에 달해, 청불 영화로는 천만 관객에 가장 근접한 작품으로 남았다. 네이버 영화 실관람객 평점은 9.06점을 기록했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조승우 / ㈜쇼박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조승우 / ㈜쇼박스

성공 배경으로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배신을 가감 없이 그려낸 각본, 그리고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이라는 세 배우의 합이 만들어낸 시너지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이 1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돌아오는 셈인데,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앞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지난 3월 '내부자들'을 영화 3부작으로 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모완일 감독이 시리즈 형식으로 기획했고, 송강호, 구교환, 수애, 이성민 등 톱스타급 배우들의 출연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송강호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이 잇따라 하차하면서 프로젝트는 전면 재정비에 들어갔고, 결국 감독과 캐스팅 모두를 대거 교체해 영화 3부작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이병헌 / ㈜쇼박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이병헌 / ㈜쇼박스
3부작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980년대 후반으로, 기존 원작 영화보다 앞선 시점을 다루는 프리퀄 형태다. 권력과 자본, 언론이 얽혀 만들어낸 거대한 카르텔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그릴 예정이어서,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시리즈의 뿌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출은 두 신예 감독이 공동으로 맡는다. '서울의 봄'과 '감기'에서 조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김민범 감독, 그리고 '하얼빈', '남산의 부장들', '베테랑'의 조감독 출신이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각색에도 참여했던 김진석 감독이다. 시나리오는 '도둑들', '암살', '하얼빈'을 집필한 이기철 작가가 쓰고, '야당'의 김효석 작가가 각색을 맡아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천만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스크린과 OTT를 넘나드는 웰메이드 콘텐츠를 만들어온 SLL이 공동 제작사로 합류한 것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조승우와 이병헌 / ㈜쇼박스
영화 '내부자들' 주연 배우 조승우와 이병헌 / ㈜쇼박스

제작 일정도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프리프로덕션에 돌입해 전체적인 기획과 구조를 정비해온 제작진은 주요 캐스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1부와 2부는 올해 동시 촬영을 진행하고, 3부는 내년 촬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다만 극장 개봉과 OTT 플랫폼 공개 가운데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캐스팅 후보로 오른 하정우는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한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다작을 이어온 배우다. '잠복근무', '추격자', '국가대표', '베를린', '아가씨', '1987'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특히 '암살'과 '신과 함께' 시리즈로 천만 관객 배우 반열에 올랐다. 2018년에는 주연작 누적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해 송강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이 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는데, 주조연 통틀어서는 역대 다섯 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데뷔 이래 연기력에 기복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충무로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그의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행보 역시 만만치 않게 활발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 '로비'와 '윗집 사람들'로 관객들과 만났다. '로비'에서는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로비에 나서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을 연기하며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코미디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지난 4월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에 출연하며 19년 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해 큰 화제를 모았다.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가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그린 이 작품에서, 하정우는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과 함께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연출을 맡은 임필성 감독과 극본을 쓴 오한기 작가는 하정우의 캐스팅이 확정된 순간 현장에 새로운 활력이 돌았다고 밝히며, 그와의 작업이 만들어낸 시너지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배우 하정우 / 뉴스1
배우 하정우 / 뉴스1

현재 하정우는 넷플릭스 영화 '보통사람들' 촬영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자였던 인물 곁에서 '보통 사람'이라는 가면을 쓰고 더 높은 자리를 향해 나아가는 2인자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 권력의 이면을 다루는 서사라는 점에서 '내부자들'과 묘하게 결이 닿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작 행보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신뢰를 쌓아온 하정우가 이번에는 어떤 인물로 변신해 11년 전 707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세계관에 발을 들이게 될지,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탄생할 '내부자들'이 다시 한번 흥행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영화계의 관심이 뜨겁게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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