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여성자원봉사회, 한여름 입맛 돋우는 '반찬 특공대' 떴다
작성일
취약계층 80가구에 열무김치·장조림 직접 전달하며 안부 살펴… 촘촘한 지역 복지망 역할 '톡톡'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기 힘든 홀몸 어르신과 1인 가구를 위해 지역 여성 단체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며, 단순한 식사 지원을 넘어선 끈끈한 정(情)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보성군은 지난 16일 보성읍에 위치한 보성행복마루 공유부엌에서 보성읍여성자원봉사회가 주도하는 ‘여름맞이 사랑의 밑반찬 나눔 봉사활동’이 성황리에 개최됐다고 밝혔다.
■ 구슬땀 흘리며 빚어낸 정성,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 책임집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보성행복마루 공유부엌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봉사자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보성읍여성자원봉사회 소속 회원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할 밑반찬을 직접 조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것이다. 앞치마를 두른 봉사자들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꼼꼼하게 다듬고 씻으며 본격적인 요리 준비에 돌입했다.
여름철을 겨냥한 메뉴 선정부터 남달랐다. 푹푹 찌는 무더위로 인해 잃어버린 입맛을 단번에 돋워줄 시원하고 아삭한 ‘열무김치’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기 쉬운 이웃들의 단백질 보충을 책임질 든든한 ‘장조림’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원들은 마치 내 부모님, 내 가족이 먹을 밥상을 차린다는 마음가짐으로 갖은 양념을 아낌없이 버무리고 정성껏 고기를 조리했다. 불 앞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이웃을 생각하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 대신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 문 앞까지 배달된 따뜻한 온기, "어르신, 더운 날 식사 거르지 마세요"
정성껏 조리된 맛깔스러운 밑반찬들은 위생적인 전용 용기에 개별 포장되어 지역 내 취약계층 80세대에게 신속하게 전달됐다. 이번 나눔 활동의 주요 수혜 대상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기 벅찬 독거노인과, 심리적·경제적 고립감으로 인해 끼니를 대충 때우기 일쑤인 중장년 1인 가구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들이었다.
이날 활동은 단순히 반찬 통만 문 앞에 두고 오는 형식적인 배달 서비스가 아니었다.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여러 조를 편성해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며 반찬을 직접 건넸고, 홀로 지내는 이웃들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벗이 되어 안부를 묻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다가오는 폭염에 대비해 주거지의 냉방 상태는 양호한지, 평소 앓고 있는 지병으로 인해 건강상 불편한 곳은 없는지 등 전반적인 생활 실태를 꼼꼼하게 살피며 ‘복지 모니터링 요원’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해 냈다.
■ 여름철 식생활 사각지대, 지역사회가 함께 채우는 튼튼한 안전망
여름철은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한겨울 못지않게 가혹하고 두려운 계절이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식재료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집 안에서 음식을 보관하거나 불을 켜고 조리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는 곧 식욕 부진과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이어져 폭염 속 온열질환 등 치명적인 건강 문제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1인 가구의 경우, 끼니를 거르는 일상이 누적되면서 면역력 저하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에서 보성읍여성자원봉사회가 실천한 반찬 나눔 봉사는 단순한 먹거리 제공을 뛰어넘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균형 잡힌 식단 지원으로 취약계층의 영양 상태를 개선해 여름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기본이며, 봉사자들의 따뜻한 방문과 대화를 통해 이들의 깊은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정서적인 지지를 든든하게 제공하는 ‘지역사회 인적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이 핵심이다. 정성이 담긴 작은 반찬통 하나가 사회로부터 단절된 소외된 이웃을 세상과 다시 끈끈하게 연결하는 희망의 매개체가 된 셈이다.
■ 끊임없는 헌신과 숨은 봉사, "따뜻한 보성읍 복지공동체 우리가 이끈다"
이번 여름맞이 반찬 나눔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이끈 보성읍여성자원봉사회는 이미 지역 사회 내에서 빛도 이름도 없이 헌신하는 ‘천사들의 모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은 이번 여름철 행사뿐만 아니라, 매년 추운 겨울을 앞두고 소외계층을 위한 대규모 김장 나눔 행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사각지대를 발굴한 꾸준한 밑반찬 지원과 지역 구석구석을 돌보는 환경정화 활동 등 다방면에서 조건 없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보성군 나눔 문화 확산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을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한 보성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구슬땀을 흘린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거듭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와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고물가 상황 속에서, 스스로 건강한 식사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우리 이웃들에게 오늘 회원들이 정성껏 만들어주신 든든한 밑반찬이 여름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큰 위로와 삶의 원동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행정 기관 차원에서도 자원봉사 단체들을 비롯한 민간 자원과의 긴밀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더 단단하게 다져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외되거나 눈물짓는 군민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하게 살피고, 이웃이 이웃을 돕는 따뜻하고 안전한 복지공동체를 보성읍에 완벽하게 조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덧붙였다. 펄펄 끓는 초여름의 열기를 나눔의 땀방울로 씻어낸 보성읍여성자원봉사회의 발걸음이 지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