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새 원전 들어선다…새 원전 부지 최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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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 나선 정부
영덕에 대형원전 2기, 기장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부지를 최종 확정했다. 경북 영덕에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가, 부산 기장에는 국내 최초 상용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규 원전 부지가 사실상 15년 만에 선정되면서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1, 2, 3, 4호기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1, 2, 3, 4호기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형 원전 2기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국내 첫 SMR 건설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에 영덕에 들어설 원전은 총 2.8GW(기가와트) 규모로 각각 1.4GW급 한국형 원전 APR1400 모델이 적용된다. 부산 기장에 건설되는 SMR은 0.7GW 규모다. 두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수백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저전원 확보 역시 중요 과제로 꼽힌다.

탈원전으로 멈췄던 영덕…8년 만에 다시 원전 도시로

특히 이번 선정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영덕이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지로 지정됐던 지역이다. 2012년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8년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사업이 백지화됐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경제적 기회를 잃었다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번 선정으로 영덕은 약 8년 만에 다시 원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평가 결과에서도 영덕은 경쟁 지역인 울산 울주군을 큰 점수 차로 앞섰다.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항목 종합 평가에서 영덕은 91.01점을 기록했다. 울주군은 82.63점이었다.

특히 주민 수용성이 결정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 영덕군이 지난 2월 군민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에서는 원전 유치 찬성률이 86%에 달했다. 평가위원회 역시 주민 수용성 부문에서 영덕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원전이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되던 과거와 달리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민들의 인식도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영덕은 공모 기준보다 3배 이상 넓은 부지를 제시해 향후 추가 확장 가능성까지 확보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18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곳곳에 신규원전 유치를 염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18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곳곳에 신규원전 유치를 염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국내 첫 상용 SMR은 부산 기장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의 첫 상용화 무대는 부산 기장으로 결정됐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를 줄이고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하는 차세대 원전이다. 공장에서 핵심 장비를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어서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이 SMR 개발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한국 역시 원전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SMR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기장은 이미 고리원전이 위치한 국내 최대 원전 단지다. 기존 송전망과 운영 인력, 관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결정으로 부산 기장은 기존 대형 원전에 이어 국내 최초 SMR 상용화의 중심지라는 상징성까지 갖게 됐다.

AI 시대 전력 확보 위한 승부수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AI와 첨단산업 확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있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 최대전력을 129.3GW로 전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대형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계획을 반영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사용하는 전력은 중소도시 전체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원전 업계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이 관련 산업 생태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간 건설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고 협력업체 일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튜브, KBS News

2035년 SMR 가동 목표

한수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착공에 들어간다.

국내 첫 SMR은 203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영덕의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2037년과 2038년 준공이 목표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국은 대형 원전과 SMR을 모두 보유한 원전 강국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동시에 AI와 반도체 시대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리마을 / 구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