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대청호 생태관광 법제화 추진…규제지역 주민 소득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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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생태관광 명시하는 법률 개정안 대표발의
40년 넘은 중첩 규제 속 지역 공동화 심화…보전과 주민 생계 균형 시도
숙박·상업시설 확대보다 주민 주도형 프로그램과 수질 보호가 성패 좌우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수십 년간 상수원 보호 규제를 감내해 온 대청호 주변 주민들이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 수익을 얻도록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생태관광 활성화를 명시하는 내용의 「댐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댐관리청이나 댐 수탁관리자가 수립하는 주변지역 지원사업 계획에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관광 활성화 사업을 포함하도록 했다. 도로·시설 지원에 치우친 기존 사업을 지역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넓히려는 취지다.
대청호 주변지역은 1980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 특별대책지역과 수변구역 등 여러 규제를 받아왔다. 대청호 인접 지역에서는 음식점과 숙박업, 레저·상업 활동이 제한돼 주민들이 재산권과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 충북 청주·옥천·보은 등 5개 지방자치단체도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규제는 충청권 식수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장치다. 대청호 수질이 악화되면 대전과 충청권 주민의 생활용수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분별한 개발보다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주민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생태관광은 대규모 숙박시설이나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관광개발과 성격이 다르다. 자연환경보전법은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면서 현재와 미래 세대가 지속해서 이용하도록 하는 원칙을 두고 있다. 정부 생태관광 정책도 습지와 생태마을, 생물권보전지역 등 자연자원을 보전하면서 지역 주민이 해설과 체험, 숙박·먹거리 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를 지원한다.
박 의원이 제시한 대청호 생태관광은 계족산과 호수 주변의 산책길, 마을 자원, 지역 먹거리, 환경교육을 묶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 의원은 대덕구청장 재임 당시 대청호 여유산책과 계족산 야간 산책 등 공정·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제22대 총선에서는 계족산과 대청호를 연계한 생태관광특구 조성을 공약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댐 주변지역 지원금으로 주민 해설사 양성, 생태체험 프로그램, 마을기업 육성, 탐방로 정비, 지역 농산물 판매 등을 추진할 근거가 강화될 수 있다. 정부도 댐 주변에 생태공원과 산책로, 인공습지 등을 조성해 자연 관찰과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핵심은 관광객 숫자가 아니라 주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이익이다. 외부 사업자가 수익을 가져가고 주민에게 교통 혼잡과 쓰레기만 남긴다면 생태관광의 취지가 훼손된다. 주민이 사업 기획과 운영, 수익 배분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환경 기준도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생태관광을 명분으로 숙박시설과 음식점, 주차장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면 상수원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 실제 대청호 주변에서는 숙박업과 식품접객업 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질오염 우려 때문에 정부와 환경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사업별 환경 수용력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하루 탐방객 수와 차량 진입량, 오수 처리 능력, 쓰레기 발생량을 기준으로 프로그램 규모를 정할 필요가 있다. 수익 일부를 수질 관리와 생태 복원에 다시 투입하는 장치도 요구된다.
다른 지역 사례를 보면 댐 주변 활성화는 관광시설 하나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의료와 복지,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소양강댐 주변에서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방문 의료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주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 사업도 추진됐다.
이는 대청호 생태관광도 관광객 유치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화된 마을의 교통과 돌봄, 빈집, 소규모 상권 문제를 함께 풀어야 지역 공동화 방지 효과가 커진다.
박정현 의원은 “댐 주변 주민들은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오랫동안 희생했지만 재산권 제약과 지역 소멸을 겪고 있다”며 “생태관광의 혜택이 주민 소득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대청호 규제를 한꺼번에 푸는 법안이 아니다. 기존 수질 보호 원칙을 유지하면서 댐 주변 지원사업의 범위에 생태관광을 넣는 제도 개선이다. 실제 효과를 내려면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수자원공사, 주민이 사업 선정과 수익 배분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대청호의 가치는 깨끗한 물과 수려한 자연에 있다. 이를 훼손하면 관광의 기반도 사라진다. 생태관광 법제화가 주민 희생에 대한 보상과 지역 소멸 대응으로 이어지려면 개발보다 보전, 외부 투자보다 주민 참여를 우선하는 실행계획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