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아기레 감독이 경기 중 이강인과 나눈 '대화 내용'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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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레 감독이 극찬한 이강인의 왼발, 멕시코전에서도 빛났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강인(PSG)의 인연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멕시코는 19일(한국 시각)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후반 5분 김승규의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한 후 공격진들을 대거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실패했다.
다만 이강인의 왼발만큼은 빛났다. 그는 전후방 곳곳에 나타나 한국의 빌드업과 공격 전개를 책임 졌다. 경기 도중에는 아기레 감독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이 경기장에서 나에게 다가오길래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농담했다. 머리 염색한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게 뭐냐고 한 소리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강인 향해 "친자식 같은 친구"
두 사람의 인연은 4년 전 스페인 마요르카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21년 8월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이듬해 3월에는 아기레 감독이 마요르카 지휘봉을 잡으면서 사제 관계가 시작됐다.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탈압박 능력과 패스 감각을 주목해 팀 전술의 핵심으로 활용했다.

이강인은 이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6골 6도움)를 기록하며 PSG 이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년 12월 조 추첨식에서도 "이강인을 걷어차고 싶지만 매우 좋아한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아기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강인과의 추억을 구체적으로 회고했다. 그는 "이강인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오래 돌봐왔다. 집에서 친자식처럼 키우다시피 한 아주 사랑스러운 친구"라며 "이강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마요르카에 있을 때 우리 집에 묵은 적도 있는데, '오지 마라. 걷어차버린다'라고 한 적도 있다"며 웃음을 이어갔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경계 1순위로 지목하면서도 "이강인이 공을 잡는 것 자체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는 아기레 감독 승
이강인 외에도 손흥민의 속도와 오현규(베식타시)의 결정력,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움직임까지 꿰뚫고 있었다. 황인범에 대해서는 이름 대신 "등번호 6번 선수"라고 표현하면서도 "체코전에서 어시스트와 득점 모두 해냈다"며 높이 평가했다.

경기 자체는 아기레 감독의 판정승이었다. 이강인은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8%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득점 기회 3개를 만들어냈다. 패스 궤적만 놓고 보면 양 팀 통틀어 가장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이강인을 둘러싼 협력 수비와 여러 파울로 한국은 공격 전개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아기레 감독은 "결과에 100% 만족하기란 언제나 어렵다"며 "오랜 시간 공을 소유하지 못했음에도 팀이 무너지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는 과거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 무너진 적이 있다. 이번 한국전에서는 훨씬 더 인내심을 가졌고, 끈기 있게 버텨냈다. 전술적으로 한국이 우리를 정말 힘들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매우 전술적인 경기였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은 실수가 거의 없었는데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작년 9월 미국에서 치른 한국과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아기레 감독은 "당시 많은 고생을 하며 내준 두 골을 기억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자 했다. 한국은 우리가 공을 소유하지 못하고도 끈기 있게 버텨내자 공간을 찾지 못해 당황했다"고 되짚었다.
한국의 남은 조별리그 일정에 대해서도 "한국은 승점 3점으로 남아공과의 3차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32강에 오른다"며 "남아공은 지면 탈락이라 동기부여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기레 감독과 이강인 외에도 이번 경기에서 흥미로운 재회가 또 하나 있었다. EPL 울버햄튼에서 동료였던 황희찬과 멕시코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이날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마주쳤다.
멕시코의 다음 3차전 상대는 체코다. 멕시코는 2연승(승점 6)으로 체코와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와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최소 무승부를 거둘 경우 조2위로 32강전에 오른다.